그날 아무 스스럼없이 사춘 오빠랑 식사 한끼하듯
자연스럽게 대하며 그냥 친구 오빠로서 깍듯이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너무 의식 안하고 막하지 않았나'하는 걱정도 있었자만
한번 보고 말건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헤어지고 난 뒤에도...
==========================================================
학생들 중간고사 준비로 눈코뜰새 없눈 시간을 2주 보내고
피곤해소 외출도 못하고 잠을 보충하고 있는 일요일 오후.
식사도 안하고 잠을 보충하고 있는데...
오후쯤 '띠리리리 띠리리리'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받아 봐라, 현주다"엄마가 안방에서 소리높여 말씀하셨다.
"알았어요. 끊으세요. '
수화기를 들자마자, "왜, 나 졸려. 용건만 간단히"
"빨리 잠깨. 오빠 바꿔줄께"
정말 황당하지 않을수 없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야, 무슨소리야? 너네 오빠가 왜?"
"여보세요?"
오빠다.
목소리를 가라앉히며"네,어쩐일이세요?"
"응, 집에 있었네?"
"네, 그동안 시험 준비하느라 힘들어서 좀 쉬고 있는데요?
무슨 일이세요?"
"저기 동생이 영화 보여 달라고 하도 졸라서 ..
너랑 같이 봐야 겠데? 어떠니"
"아,네, 오늘요.?"
"오늘 봤으면 하는데?"
"언제요?"
"너가 시간을 정해. 우리는 지금 밖에 나와 있어?"
"그럼,현주좀 바꿔주세요."
"왜?"
"약속 장소 말하려고요?"
"나한테 말해"
"오후 4시에 ㄱ서점 정문에서 만나자고 하세요>"
"알았어, 이따보자"
"네"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정말 황당하군'
빨리 준비하고 나가야겠네.
서둘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하였다.
전철안에서 '이래도 돼나' 싶었다.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벌써 종로 3가에 다다렀다.
서점으로 향하는 출구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누군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오빠다.
"안녕하세요" 깎듯이 또 인사를 했다.
"응, 안녕. 반가워" 반갑다니...
"저, 현주는요? 안보이네요?"
"현주는 급한 약속이 있다고 갔어?"
뭐라고? 정말 미치겠네.
"왜? 현주가 있어야 돼?"
"아니,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요?"
"우리끼리 영화보면 되지?"
이렇게 우리 둘이 두번째 만남을 이루었다.
필연인가? 우연인가?
그때부터 나의 사랑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