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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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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순이


BY 호박덩굴 2000-08-20

한심해의 알바체험1-제 1화 오봉순이

저요! 책만 보면 잠오고, 삶이 어쩌니, 인생이 어쩌니 하는 얘기

만 들어도 골이 지끈지끈~ 뒤통수가 띵~해 옴다.

책을 전혀 안보느냐구여? 봄다.

만화책! ㅋㅋㅋㅋ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져.

빌린 책으론 잠을 잠다. 베개 대용으로...

겨우겨우 턱걸이로 고등학교에 진학은 했지만, 그 넘의 학교란

곳은 어찌 그리 재미가 없는지...

지각했다고 벌서고, 운동장 청소, 또 교실에 가면 지각했다고 지

각비를 내라, 아님 청소를 해라, 수업시간에 꼼작말고 앉아서 졸

음만 오는 설명들어라, 숙제를 해와라, 숙제 안해왔다고 벌서

라.

이쪽 뺨으로 누워 한 시간, 저쪽 뺨으로 누어 한시간, 정면으로

고개숙여 한시간, 이렇게 자고 나면 팔이 저리져.

이마, 왼쪽 뺨, 오른쪽 뺨에 버얼건 도장(눌려서) 찍다가,

잼있는 시간, 좋아하는 샘-시간은 한시간 즐겁게 겅부하

고, 점심먹고, 노곤해서 자고...하루 8시간 중에 한시간 정도 깨

있을 정도?

수업시간에 자는 것도 싫증이 나서, 첨에는 지각을 했져. 거짓말

이 슬슬 늘어서 결석을 했슴다.

하루이틀 결석을 하니 우째 그리 달콤한지...

일 주, 이 주가 가고 한달이 가니... 담임한테서 전화가 왔슴다.

"심해야~ 너 계속 결석하면 학교에서 그냥 둘 수가 없구나. 한시

라도 빨리 학교에 나오든지, 아니면 자퇴를 하도록 해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영향이 있고..."

참 친절한 담임임다.

담임을 생각하면 학교에 가야겠지만, 이미 집에서도 내놓은 자

식 아님까?

제 머리는 이미 브릿찌(부분 염색)에서부터 노랑머리, 파랑머

리, 초록머리, 빨강머리...

모든 컬러를 섭렵했고, 파마 또한 무난한 드라이 파마에서 웨이

브 파마, 나이아가라 파마(플라스틱 빗자루 같은...), 지그재그

파마, 뽀글이 파마에 이르기까지, 모든 퍼머를 경험(?)한 후, 뽀

글거리거나 푸석거리는 머리카락이 싫증나서 이젠 곱슬레이트로

쫘악 풀어 찰랑찰랑거리는 머리결을 자랑하며 다닙져.

(비싸서 글치, 무지 성능 조아여~ 첨엔 4-5만원 했져 아마?)

화장법여? 시중에 나오는 화장품회사의 홍보잡지를 날마다 읽고

또 읽고, 실습에 또 실습을 거듭하여, 토탈 패션으로 시내에 나

가면, 저요. 호호호홍! 나이 22-23살 정도 봄니다요!

하교후 비됴방과 노래방을 전전하며 알바를 하자니, 손톱 길이

는 10cm는 족히 될 껄요? 교복은 화악~ 줄여서 쫄~상태로 맹글었

고...화장을 하려니 뭉툭한 눈썹이 맘에 들지 않아 싸악~ 밀어

모나리자가 된 나와 학교가 어울리겠슴까? -_-++

게다가 술도 종류 별로 마셔댐다. 막걸리에서 동동주, 포도주,

샴펜, 맥주, 쇠주, 청주, 양주에 이르기까지...

술이라고 생겨 먹은 것은 이 입을 안거친 넘이 없으니까여.

역쉬 맥주엔 오징어, 쐬주엔 삼겹살! -_-;;

첨에는 맘껏 백화점이랑, 시내를 휘젓고 다니고, 그 다음은 노래

방을 전전하며 목이 터지도록 노래를 불러제끼고...

콜라-텍가서 궁디가 뿌사지고, 발바닥이 얼얼~해지도록 흔들고,

'나이트...모 이런데 가고 싶었지만,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돈

이 뭔지...' -_-++

그렇게 한 달을 보내고 집에서 엑스레이 찍으며 한 달 보내고보

니, 밥벌레 쳐다보듯 하는 가족들의 따가운 눈총도

너무 뜨겁고 해서 돈이나 벌어볼까? 하며, 거리에 어슬렁 어슬

렁 나왔슴다.

내 나이 18세, 아침 겸 점심을 먹고는 길 가에 늘려있는 정보 신

문을 하나 집어 들었져.

-침식제공, 월수 120보장, 초보자 환영 **다방-

띠용~~~ 눈에 확 띄는 문장이 아닐 수 없져.

당장 그 다방을 전화를 했슴다. 일단 와 보람다.

잽싸게 샤워를 하고 구석구석 정성껏 화장을 했슴다. 평소보다

더욱 신경을 써서...

노래방 알바로 겨우 마련한 파스텔톤 정장을 입곤 **다방으로 갔

져.

작은 눈을 한껏 찢어 놀란 토끼눈을 한 마담이 아래 위로 훑어보

더니...

"니...나이 몇이고?"

"스...스믈셋요"

"진짜가? 내가 보기엔 아직 스믈로 안돼 보이는데?..."

"이 아짐마가? 속고만 살았나?"

"주민등록증 보여주까여?"

"아...아님 됐고...웬 성질이냐? 니 그 승질로 손님한테 대하다

간 당장 모가지여! 알겠나?"

"예...알겠슴다. 마담언니!"

그 날부터 홀에서 써빙이 시작됐져.

오전엔 조용하던 다방이 오후가 되면서 나이가 70은 족히 넘어보

이는 영감탱이들이 하나둘 모이더니, 싸구려 담배를 뻑뻑 피워대

며 커피 한 잔 시켜마시곤 종일 죽치고 앉아있슴다.

비싼 담배는 냄새도 좀 우아하지만, 싸구려 담배!

크~~~ 그 찌든 냄새! 정말 지독함다. 거의 화생방 경보?

다른 테이블의 빈 잔을 걷어올때, 생긴 것만 봐도 밥맛 떨어질

것처럼 기름끼가 주르르 흐르고 계슴츠레 뜬 눈이 응큼스러운 영

감탱이가

"오! 그래! 니 여기 오늘 첨 왔나? 앗따! 고것참! 궁디 참하대

이!"

하면서 시꺼멓고 쭈글쭈글한 손으로 내 궁둥이를 쓰다듬는 검다.

"이 영감탱이가? 커피를 마시러 왔시마 커피나 마실일이지...보

쇼! 영감님! 나같은 손녀가 있을 법하구만...곱게 늙었으마 좀

체면을 차리시지..."

하면서 영감탱이의 손을 휙! 뿌리치고 가재미 눈으로 꼬라보면

서 탁탁 구두 소리를 내며 주방으로 왔져.

근데,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마담언니!

눈에 쌍심을 켜곤 내게로 와서,

"야! 이뇬아! 니가 우리 다방 말아 묵을 일 있나? 이기 어데서

하던 승질을 여기서 부리노? 으이? 니 궁디 좀 만친다고 니 궁디

가 닳나? 그 영감이 매일와서 매상을 얼마나 올려주는지...니 아

나? 당장 가서 사과햇! 다신 용서안한다!!!"

당장이라도 내쫓을 것 같은 마담의 서슬에 빠짝 쫄아서 꽁지를

파악 내리곤 그 꼴보기 싫은 영감탱이한테로 가서 사과를 했져.

'우-쒸! 내가 이런 영감탱이한테 뭘 잘못했단 말이고? 으~~~ 저

니글니글한 기름끼 좀 봐라! 너그 마누라(할매)는 니 이카고 돌

아댕기는 거 아나?' T_T;;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할부지요. 아깐 죄송했심더! 용서해주이소!"

"흐흐흐흐흐...마...괘안타...니가 그래 팩~ 하고 쏘는 기...내

사마 더 귀엽대이...흐흐흐흐흐"

'으~~~매~~~ 징그러라. 영감태이! 우리 할배 뻘은 되겠구만...'

그 일이 있은 후, 그 영감탱이의 꼴도 보기싫고, 또 휭휭~ 바깥

바람 쐬며 배달하는 것이 좋아보여서 마담에게 배달을 하고 싶다

고 부탁을 했져. 딸딸이(스쿠터)를 탈 줄 아느냐고 묻더군여.

옛날에 자전거 배우려다가 한번 뒤집어진후 포기하곤 두발 달린

것을 포기했습져.

그치만 포기할 한심해가 아님다. 크크크크... ^0^(아자!)

탈 줄 모르면서도 탈줄 안다고 우겼슴다. 마담언니가 퇴근하고

나면 세워둔 스쿠터를 끌고 나가서 다리에 멍이 시퍼렇게 들도

록 연습을 일주일 동안 했져. (의지의 한심해! ^.^V )

아직 젊어서 인지, 운동신경이 발달해서 인지, 오봉에 커피와 설

탕, 프리마, 스푼을 챙겨 배달을 시작했슴다.

아침에 일어나선 거래하는 가게에 생수를 배달하는 것으로 시작

하여, 커피 한잔, 쌍화차, 설록차...

차 배달을 하고, 거래장에 외상 기록을 하고, 나중에 수금하고.....

그 날도 시계방에 배달을 갈 때 였져. 시계방 유리문 바로 앞에

서 스쿠터를 세우다가 돌부리에 걸려 삐걱~ 하면서

스쿠터 속도와 브레이크가 맞지 않았는지, 화다닥~ 몸은 아스팔

트위에 넘어지고, 스쿠터는 앞바퀴 찌그러지고, 커피담은 마호병

과 커피잔, 잔받침, 스푼...을 와르르~ 쏟았슴다.

커피잔과 잔받침을 와장창~ 깨졌구여.

"옴마야! 이를 우짜노? 클났대이..."

그 때 평소에 친절하게 대해주시던 시계방 아저씨가 문을 벌컥

열고 나오더니,

"니...안다?나? 보자...어허...얼굴을 갈았구만...얼렁 와서 약

바르자."

하며 손을 잡아끌었슴다. 얼굴에 약을 바르는가 싶더니, 이 아저

씨! 눈길이 야시꼬리 해지는가 싶더니... 와락~ 껴안는검다.

"내...니를 얼매나 좋아하는지 아나? 니...내캉 살자!"

"아...아저씨...와 이라십니꺼? " 하며 손을 뿌리쳤져.

손을 뿌리치고 나니, 좀 미안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고 해서

"아저씨! 죄송합니더. 하지만..."

"그래...내가 미안테이...내가 마...주책이구마이...쩝쩝..."

뒤통수를 긁적이는 아저씨가 괘씸하기도 하지만 안스러워 보임

다.

그 시계방 아저씨! 몇 달 전 마누라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혼자 사는 것이 무척 외로운가 봄다.

'그래도 그렇지. 새 장갈가마 될 거 아이가? 하필, 딸같은 나

를?'

'이 얼굴로 어째 배달을 하노?' 이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인자 마담언니 얼굴을 우예 보노? '하는 걱정이 동시에 들 때 ,

"마담한테는 내가 잘 얘기해 줄테니, 니는 암 걱정마래이!"

얼떨결에 안기긴 했지만, 평소에 잘 대해준 아자씨므로 뭐라고

하지 못했져. -_-++

'시계집 아저씨도 믿을 수 엄서!...아니...세상 남자는 다 늑대

라카더니...'

허둥지둥 스쿠터를 끌고 다방으로 들어서는 나를 본 마담언니.

"이기 뭐꼬? 니 우예 된기고? 으이? 컵 다 안깼나? 스쿠터는 고

장안났나? 마호병은? 요번 달 월급에서 다 제할끼다. 알겠재?"

'우-쒸! 사람다친거는 눈에 뵈지도 않고 그 꼴난 오토바이하고,

마호병이 그래 중하나? 니도 인간이가? 더러버라! 아니꼽고 치사

하대이! 나도 언젠가는 돈 갈쿠리로 끌끼다. 어디 두고보잣! 마

담 마귀 할멈같은 뇨-ㄴ!'

그렇게 이를 뽀득뽀득 갈며 하루이틀 지나자 감정도 좀 누그러지

고, 얼굴의 상처도 아물었져. 상처가 아물동안 주방에서 설거지

했슴다. 찻잔과 차받침을 손이 팅팅 붓도록 씻어냈져.

'이 세상에 내보다 더 찻잔 많이 씻어본 사람 있음 나와보라 구

래!' +++++-_-+++++

일이 어느덧 익숙해지고 첫 월급을 손에 쥔 흥분이 가라앉기도

전에 오봉순이 노릇도 그만 두게 되었는데...

흑심(연필이냐? 흑심품게? 함튼...)을 품고 있던 시계방 아저씨

가...그 아저씨가...

어느날 티켓을 끊어오라는 검다.

'헉! 티켓? 김지미 감독의 영화! 티켓? 이 아자씨가?'

티켓을 끊는다면? 믿을 수 없어...

뭔지 확실하게 알수는 없지만, 이 뇨자의 육감으로 웬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슴다.

'이거이거...돈 몇 푼 벌러 나왔다가 신세 조지는거 아녀?'

당장 그 길로 다방을 관두고 싶었지만, 아파 누워 있는 울 엄마

를 생각하면 금방 관둘수 없었져.

몇 번이나 계속 거절을 하다가 결국은 마담의 눈 밖에 나서 쫓겨

났슴다.

'좋다! 내가 뭐 여기 아니믄, 돈 벌때 없을 줄 아나? 힝~

그래! 잘 묵고 잘살아랏! 이 왕재수, 말미잘, ***야!'

아무리 돈이 좋기로서니 티켓까지 끊으면서 다방 일을 할 수는

없었슴다.

우리 아부지...지금은 찢어지게 가난해서 술만 푸며 살지만, 옛

날에 글 줄 깨나 읽는다는 양반집 자손이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

록 들은 잔소리가 귀를 간지럽혀서여.

한 달 만에 또 백조의 신세로 돌아왔슴다.

누가 이 [한심해] 취직 좀 시켜주시져. ^___^;;

신체 건강하고, 가슴 빵빵하고, 몸매 늘씬하고, 한 미모하는

얼굴에, 힘이라면 남자 부럽잖은... 으랏차차차!!!!!

머리가 빈 것이 흠이라면 흠이져! ㅋㅋㅋㅋㅋ



제 2화 주유소의 총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