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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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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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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창녀촌으로 가다


BY self 2000-08-23

세상에 여성이란 이름속에는
미혼여성,독신여성,과부,이혼녀,남자와 동거하는여성,
남자의 사랑이 멀어질까 염려하는 여성,남자를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정열이 식어질까 두려워하는여성들이 있다.
대부분 많은 여성들은 원래 뛰어난 자질과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여성이라는 성의 감옥에 갇혀 그저 무엇인가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심리적 의존상태가 신데렐라 컴프렉스라 한다.

북적북적 시장통은 이제 저녁 찬거리를 사려고 나온 주부들의
발걸음으로 서서히 기지게를 켜고 있다.
"안녕"
"머리 하고 가냐?"
미장원을 나서며 나를 보고 s는 손을 흔들었다.
초 저녁쯤이면 그녀는 항상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간다.
"성민이 엄마 저 여자와 잘 아는 사이야?"
"왜?"
"저 여자 과부촌 다니는 여자 아니가..."
튀김을 파는 여자는 입을 한번 삐쭉이며 그녀의 방향을 가르켰다
"그것도 자기 직업인데 뭐..."
"세상에.. 어디 나갈곳이 없어 그런데를..."
나는 가끔 내가 미워질때가 있다. 그녀가 내 친구라고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는것은 나의 속물건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시장통 끝에는 경계를 지은 도로가 있는데, 도로 건너편쪽에는
창녀촌이라곳이 있다.
그러나 음밀히 말하면 미아리 텍사스 하고는 질이 좀 다르다.
이곳은 거의 젊은 아가씨가 아니라 나이가 사 오십대도 있는
소위 말하면 과부촌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접대부가 과부들이 많아서 불려졌으나 지금은 오히려 가정주부가
더 많다는 이야기가 있다.
심지어는 자식 학원비를 벌려고 오는 여자도 있다고 하니...

[과부촌]....
왠지 그 단어자체가 불결하고 저급한것 같지만 세상이란 참으로
요상하여, 우리가 알고있는, 예를 들면 사회에서 적당한 지위와 고상이란 단어로 치장을 한 남자들의 출입이 유난히 빈번하다는
사실을 보통 사람들은 알지 못할것이다.

그녀가 왜 그런 길로 빠졌는지 최근에야 알수 있었다.
그래서 세상 사람이 다 그녀를 손가락질하고 비웃어도 나는 그
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신데렐라 콤프렉스에 도전한 내가 알고 있는 주위사람
중에 유일한 여성이므로...

s는 어릴적 나의 친구다.
그녀는 참 예쁜 얼굴을 타고 났다. 하지만 일찍 엄마를 잃고
아버지와 어린 동생과 살았다. 그런 환경탓에 중학교를 겨우
마치고 살림살이를 해야 했다.가정에 엄마가 없으니...
그녀도 나와 다름없이 신데렐라 컴프렉스에 젖어 한 남자를 선택
했다.
그녀는 정말 신데렐라가 되었다.
친구들은 모두 신데렐라가 된 그녀 이야기를 하며 부러워 했다.
빼어난 미모덕에 소위말하는 s,k,y의 명문대를 나온 남자를
만났다.또 잘생긴 외모는 그녀와 어울리는 환상의 커플이었다.
그러나 그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외 아들이었는데 그 시부모는 자식에 대한 너무 큰 기대 때문에 배우지 못한 며느리를 반길
수 없었다.
결혼후 그의 남편은 항상 무슨 발명을 한답시고 백수 생활을
줄기차게 지속했다.
어쩔수 없이 그녀는 직업전선에 뛰어들지 않을수 없었다.
배운것이 많이 있는것도 아니고 파출부다 식당이다 닥치는 대로
했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항상
"얼굴 뺀드리해서 내 자식놈이 꼬시켜서 저런걸 만나 신세 벼렸다"라고 했다.
"남자는 여자를 잘 만나야 일이 잘 풀리지..."
"우리 아들 앞길은 저년이 망쳤어.."
항상 시어머니는 아들의 성공을 가로막은 여자라고 미워했다.
모진 악담과 육체적 고통은 그녀가 과거에 예쁜 얼굴이었을거라
는 추측만 남기는 형상이 되었다.
남편도 그녀를 사랑한일이 있었을까 할정도로 시어머니와
한 통속이 되어
"무슨 말을 하려도 무식해서 대화가 통해야지.."
그는 경제적 모든 것을 그녀에게 의존하면서도 대한민국 명문대
를 나왔다는 자긍심으로 아내를 무시했다.
말을 할때는 일부러 영어를 더 썩어가며 이야기 한다.
아내가 무식하면 더 쉬운말로 할수도 있으련만 구박을 하기 위해
구실을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언젠가는 남편이 성공하는 미래를 꿈꾸며 희망을
짊어지고 모든것을 참아냈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이 과부촌에 드나드는것을 알았다.
힘들어 벌어온 돈으로 그런짓을 하는 남편에게 치가 떨렀다.
"바깥에서 힘들어 하는 아내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럴수가
있어요?"
눈물을 찔금거리며 싸우면,시어머니는
"사내가 그럴수도 있지.. 오직 여자가 매력이 없으면 그럴까.."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여자가 돈 몇푼 벌어 온다고 그래 사니 남자가 바깥으로 나돌지.."
뼈빠지게 남의 일하고 오면 빈둥거리든 남편이 잠자리에 오는것이 좋을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또한 그녀의 시어머니는 외동
아들에 지나친 집착탓에 한밤중에도 문을 덜컹열어
"아.. 너그들 불끄고 자는지.. 내가 불끌려고..."
이러면서 문을 덜컹 덜컹 연다.
어떤날은 시어머니가 또,
"우리 보일러 기름도 아끼고 한 방에서 다 잠자자..."
그녀는 이제 남편에게 아무것도 바랄수 없었다.
그녀의 신데렐라꿈이 얼마나 허망했던가...
그 후로 이혼을 요구했으나 오히려 기다리는것은 폭력이었다.
"이 여자 바람이 났어 ..분명히.."
몇번을 집을 뛰쳐 나갔으나 곧 잡혀 왔다.
그리고는" 어떤 놈하고 있었지?" 라며 더한 고통이 뒤 따랐다.
유일한 수입원인 그녀를 놓일리 없다. 남편과 시어머니는 창녀들의 피를 빨아먹는 악독한 포주와 다를바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과부촌에 출근을 했다.
그 남편이 그곳에서 그녀를 만났다.
난리가 났다. 피차 같은 족속들이지만 안봐도 뒷 배경은 우리가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그녀가 남편에게 복수를 위해 그곳에 갔다고
했다.
나도 그녀에게
"사람이 어디 할짓이 없어 그런곳에 다니느냐"고 애원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복수란, 사랑이라는 미련의 찌꺼기가 있어야 하는거야..."
"그럼 왜?"
"나는 이러지 않으면 그 남자에게서 해방 될수 없어.."
그녀는 울지도 않고 그저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후로 그 남편과 시어머니는 어디론가 이사를 갔다.
그녀는 영원히 해방된 것이다.
세상에 어느 누구도 그녀를 구원할수 없는 것이다.
백마탄 왕자를 기다리는것은 스스로 감옥을 향하여 걸어가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