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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이펜 남자


BY self 2000-08-20


우리는 모순된 점을 모두 일치시키지 안고는 완전한 인물상을 만들수 없다고 했다.
상반되는것을 일치시키지 않고는...
사람들게는 이성과 상반되는 감성이 있듯이,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간혹 볼수 있다.그것은 술힘을 빌릴때는 더욱 그러하다.

북적북적 시장통에 [후라이펜] 남자가 나타났다.
경찰이 지나가다 불이나케 도망을 갔다.
나는 그 뒷모습이 어찌나 우스운지 키득거리며 웃었다.
후라이펜 남자는 시장 상가 아파트 405호 남자다.
수려하고 잘생긴 외모를 가진 그 남자는 술만 들어가면 개망나니가 되어 버린다.사람들은 모두가 얼굴이 아깝다고 한다.
그는 술만 취하면 아파트 관리실과 시장 번영회 관리실을 드나들며 온갖 움직이는 사물에 대해서는 다 참견을 해 댄다.
그가 나타나면 관리인들은 어디로 다 달아나 버리고 후라이펜 남자가 총관리인이 된다.
"아이고 내 미치겠네"
"빨리 내 놓으란 말이야"
부녀회 회장 뒤를 ?아 다니며 후라이펜 남자는 닥달을 한다.
"회장님! 무슨 잘못을 해서 그래요,호호"
시장 사람들은 으레이 있는 일인듯 웃으며 말한다.
"부녀 회비 장부 명세서를 내 놓으라고 따라 다니며 이 난리잖아.."
"내가 지출명세서 감사를 해야 하는데, 무슨 뒤가 꾸리어 안보여 주는거야?"

[후라이펜 남자]란 별명이다.
이사를 간 이전의 부녀회 회장이 있었는데,
성격도 걸걸하고 여장부 였는데, 이 남자가 하도 술이 취해 몇일을 따라 다니며 애를 먹이자 성격에 못이긴 이전 부녀 회장이 제활용통 쓰레기 모아둔곳에 있는 후라이펜을 들고 사정없이 때렸다.
이런 일이 있고 난 후로는 그남자는 부녀 회장에게 꼼짝도 못하고 먼 발치에 보여도 고개를 숙이고 피해 다녔다.
그후로 시장과 아파트에서 그 남자에게 [후라이펜 남자]라는 닉네임이 붙혀 졌다.
부녀 회장이 이사를 간후 지금 있는 부녀 회장에게는 만만하게 봐서 그런지 얼굴만 보이면 또 그 행세를 한다.
그는 경찰도 소용없다. 한동네에서 그도 그렇고 오히려 신고를 해도 서로 오지 않으려고 피한다.시장 입구에는 경찰 초서가 있는데, 후라이펜 남자가 나타나면 초서에 있던 경찰도 모두 숨어 버린다.
우리 나라처럼 술 문화에 관대한 나라는 없을 것이다.
"저 사람 정신병원에라도 넣치"
"술 안 마시면 멀정하고 천하에 저 남자처럼 새색시가 없는데,어찌 그라겠노..."
"야 이것들아 도로 전세 냈냐?.. 내가 시장한테 가서 따져야겠다...이게 소방도로지 너거 장사하라고 세금 거둬 만든 땅이가"
난전에 채소바구니와 과일 바구니를 걷어 찼다.
술만 마시면 그는 대한민국의 권력가는 다 자기하고 가까운 연분이 있는것처럼 말했다.위로는 대통령부터,말단 경찰까지...
"아이고 저놈의 화상..."
"과일 이거 이그러져 팔도 못하겠네..."
시장에서 몸서리를 냈다.그러나,
괜히 후라이펜남자를 상대로 한 소리 했다가는 오늘 장사는 헛일인 것이다. 그곳에서 떼그장을 부리면 오늘 밤낮을 세며 행패를 부릴 것이다.
"지 마누라 데리고 와야 겠다"
"지 예팬네 제일 무서워 하니까.."
후라이펜 남자는 자기 말로는 B대학경영학과를 나왔다는데,
그래서 모든것을 경영하려는지..
자기 부인은 구이집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항상 "우리 마누라가 기업을 두개 경영하고 있어"
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당신은 뭐하느냐고 물으면 항상 사업구상중이라고 했다. 그놈의 사업구상은 평생을 하는지...
저녁이면 그 마누라는 짙은 향수와 화장을 하고 나간다.
내가 옆집에 사는데,저녁엔 항상 망치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부인이 나간뒤 인테리어를 하는지...집안살림을 하는지...
언젠가 반장이 나에게 회비를 좀 받아 달라고 해서 갔더니
그남자는 부끄러워 얼굴도 못들고 손만 내 밀었다.
맨 정신엔 그런 남자가 술만 들어가면 야누스적인 자가 된다.
그는 자기 부인 이야기만 하면 조금 기가 죽는다.
"아저씨 아주머니 데리고 올까요?"
"아니,우리 집사람을 왜요?"
씩씩 거리며 설치던 남자는 멈칫 섰다.
"우리 마누라 제일 무서워, 날 물어뜯어..."
평생을 여자가 생계를 책임지고 돈을 버니까 그런지 ,부인한테는 기가 많이 죽어 있었다.
시장엔, 후라이펜남자도 그렇치만 더 과관인것은 대갈보란 남자다.
사람은 유유상종이라고 했던가?
나중에 대갈보에 대해 이야기 하겠지만, 그는 술이 취하나 안취하나 아무도 못말리는 망나니다.
그 둘이 짝짜쿵이 되어 합작을 하면 아무도 못말린다.
한날은 대낮 대로에서 둘이서 아랫도리를 벗고 오줌을 갈겨댔다.
어린 사내 아이들 장난 치듯이..
그들은 무법자인 것이다.
대갈보는 몇번 경찰서도 갔다 왔는데 신고한 사람이 2달을 시달리고 도리어 잘못했다고 싹싹빌었다.
법 보다는 주먹이 가까운 법이니까....
흩어진 과일과 채소를 주어 담으며 뿍적을 떠는 사이 부녀 회장은 도망을 갔다.
후라이펜 남자는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부녀 회장을 찾아 다니다.그의 뒷모습이 다른 사람의 머리와 함께 춤을 추며 사라진다.

오늘도 북적 북적 시장통은 가만히 숨쉬며 정적인 분위기를 거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