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효자와 불효자- 두 분류가 있다.
부모들은 누구나 자기 자식이 효자이길 원한다
이러한 문제의 정답을 가진 한 남자가 나타났다.
"자식새끼 효자 만들려면 문맹을 만들어라"
술이 잔뜩 취한 한 남자가 북적북적 시장통을 누비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입가엔 자조적인 웃음과 하얀 거품이 묻어 있다.
"아주무이요.. 내 큰아들, 뼈 빠지게 키워 좋은 대학 넣었더니 장가가서 지 기집만 좋고 처가집만 챙기고 지 애비 애미는 내
몰라라 하고, 공부 덜시킨 둘째 아들녀석이 효도는 다 한다 아이요..."
그는 훌쩍 거리며 시장통 이사람 저사람 눈을 마주치면서 절규하다시피 외쳤다.
이 남자는 상가안에 생선장사를 하는 노인이다.
지금은 둘째 아들과 같이 장사를 하고 있다.
오늘 큰아들에게 무척 서운한꼴을 당한 모양이다.
항상 부드러워 보이는 약국 여자가 말했다.
"맞아! 우리 아들은 전문학교 나왔는데,내 세울것이라고는 하나 밖에 없어..효자라는거여"
" 아줌마 아들래미 참 착해 "
" 아이고 내가 해달라는것 다해주고 개인과외다 학원이다 오만것
다 투자해도 대학 떨어지고.. 고등학교 거우 마쳤지..머리 나쁜것 돈 부어 넣어 다른 사람이 그러면 미쳤다 했을것이 내 새끼니까 그말도 못하고,돈 투자한것 아까워 죽겠어..그래도 적게 배워서 그런지 효자는 효자야..."
"공부 잘하면 뭐해요"
"저 사람 말마따나 효자 자식 둘려면 부모 수준만큼 자식새끼 공부 시켜야 돼..."
"그래요.. 그래야 수준 안맞다는 소리 안 듣죠.."
생선가게 노인은 다리가 휘청하더니 시장 바닥에 쓰러졌다.
까맣게 탄 그 남자의 팔뚝엔 파란 심줄이 도드라져 보였다.
그것은 분명 자식에게 쏟은 노동의 증거인 것이다.
몰려있는 구경꾼 사이로 어떻게 알았는지 둘째 아들이 달려왔다.
"아버지 왜이러세요"
"형님 집에 갔다 오신다더니 어떻게 된 일이예요?"
그는 부친을 들쳐 업을려고 애를 썼으나 노인은 땅바닥에 누워
눈을 감고 계속 지껄었다.
"이 자식이 효자야..."
"이 자식이 공장다니며 제형 등록금 보태고 내가 생선장사 해서 서울에 유학보내 공부 시켰더니 그놈이 우리 집과 등지고 살고 있습니다.새끼 효자 만들려면 까막눈 만들어야 해"
"아버지 왜 이러세요.. 집으로 가세요"
" 아! 글쎄 자식놈과 며느리란년이 지 애비 몸에 비른내 난다고 코를 막고 찡그리며,처가집에서 온다고 얼른 가라고 하지않냐 그연놈들이...내가 매일가냐? 7개월 만에 갔다."
"그러니까 아버지 , 제가 형 집에 가지 말라고 안 했어요.."
"지가 하늘에서 떨어졌나,땅에서 ?K았나.."
노인은 엉엉 울기 시작했다.
"생선 장사가 비른내 나기 여사지..그래도 지놈 이 생선 냄새때문에 대학갔지..엉엉.."
아들은 그 부친을 업고 갔다.
시장통은 자식들 이야기로 북적북적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정말 그렇다.
나도 새벽부터 큰 도매 시장가서 채소 주문해 놓고 밤늦도록
장사하고 파김치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면 남편이나 어느 자식하나 나를 애틋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때는 (남편복 없는 년이 무슨 내 복에 자식복이 있겠나)며
스스로 자조해본다.
자식이 성공하면 내 신분이 상승할것 같아 희생을 하는것인지,
지독한 모성애 때문인지 나도 알수 없다.
이 모든것이 집착때문일 것이다.
그 집착이 크면 클수록 돌아오는것은 서운한것뿐..
무조건적인 사랑이 부모 사랑이라지만,
사람들은 나는 예외,내 자식은 그럴리 없다는 착각속에 살아가는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