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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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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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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BY 이슬비 2000-08-24


제 6 내게로..

이런..집에도 아무도 없다..

민이는 어디 있는걸까? 또 다시 사라진건가?

휴..몇번째인가?

사람을 잔뜩 긴장시켜 놓고 사라지는게..

오늘밤 따라 유난히 그가 야속하다..

환경이 바뀌어서인지 잠은 쉽게 들것 같지는 않고..

바람이 시원한 테라스에서 내맘을 날려나 볼까..


그녀가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행복하다.

그래서인지 난 잠을 이룰수가 없다.

창문 밖의 달빛이 이끄는대로 난 테라스로 나갔다.

조용한 그녀의 노래소리가 들렸다.

--사랑하기에..떠나신다는..그말 나는믿을수 없어.사랑한다면..왜..

그녀를 방해 하고 싶지 않아 난 조용히 들어왔다.

그녀를 위해 무언가를 하는것이 행복하고,즐거웠다.

이것이 사랑이 될지는 나도 몰랐다.

널 사랑해..

이맘이 영원하리라 난 믿는다.

널 지켜주고 널 감싸줄꺼야..언제나..

사랑의 마법이 그녀에게 걸리길 바라면서 난 되뇌인다.

비록 메아리쳐 돌아오는 사랑이 아닐지라도,,


--민아 일어나..여기서 뭐해..

--당신은 누구지..날 아는거야..

--후후..민이는 날 몰라.. 바보..일어나..

--이리와..왜 자꾸 그쪽으로 가는거야..

--민이가 날 잡아..그럼 돼는걸..

--이리와..안돼..널 잡을수가 없어..

--힘내..이리와..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린다..멀리서..어디지?

"그럼.저애 눈이 실명 될수도 있다는겁니까? 지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그렇지만..아직은 회생의 가능성은 있죠.."

--뭐지..내얘기인가?

--실명이라니..안돼..그럴순..없어..

"안돼요..저애가 여태 고생했는데..얼마나 힘들어 했는데..

이제 겨우 마음을 잡나 보다 했더니..흑흑.."

"사모님..걱정마세요..잘 될겁니다.."

"여보..민이는 괜찬아..난 믿어 내 아들을.."

"하지만..이제 겨우 슬비랑 좋아진다고 그렇게 좋아하더니..

또 슬비를 속여야 하나요? 우리? 슬비에겐 또 뭐라고 하죠?"

"그래..민이는 슬비에게 알리고 싶지 않을꺼야..늘 그랬던것 처럼.."

--슬비는 누구지..그 이름이 왜 이리 가슴에 작은 파도를 불러오나?

깊은 수렁에 빠진양 나는 또 어딘가로 빠져든다.

멀리서 누군가 날 기다릴것 같은 느낌만 가진채..


딩동~~

이런,,시간이 ..

어제 늦게 잠이 들어서인지 화장이 좀처럼 힘드네..

"어머 미안해요..우석씨..내가 좀.."

"괜찬아..잠시 기다리지 뭐.."

"그럼 잠시 들어와요.."


그녀는 이리저리 움직인다.

뭐 그리 바쁜일도 아닌데..

아침은 그냥 여기서 먹을까? 그녀와 둘이 그녀의 방에서..

"슬비 아침은 간단히 룸에서 먹을까?"

"그래요..뭐..그것도 괜찬겠네요.."

슬비와 난 테라스로 나가서 준비된 아침을 먹었다.

"오늘 날씨는 유난히 따뜻할꺼야..안그래?"

"그렇겠네요..오후 브리핑은 준비가..물론 우석씨가 알아서 잘했겠지만.."

"그럼..걱정말구 좀 많이 먹어..그게 다야?"

그녀를 위해 가끔 아침을 준비하면서 그녀에게 수고했다는말과

가벼운 키스로 하루를 시작할수 있으면 좋으련만..


--울지마..왜울어..?

--네가 아프니까..맘이 아파..

--넌 웃는얼굴이 이뻐..난 괜찬아..불사신이라구..하하

--웃지마..넌 정말 나빠..

--그래..미안해..널 아프게 해서..

"여보..민이가 뭔가 중얼대고 있어요.."

"응? 뭐라고..민아 정신 차려..에비다.."

헉! 꿈인가?

눈에 아른하게 아버지와 어머니가 보이는것만 같은데..

"저..아버지? 어머니 세요?"

"그래..민아 엄마야..여보,민이가 우릴 알아봐요..이제 괜찬은거야?"

"그냥 뭐..머리가 좀 멍한데..잘 안보이는것도 있고.."

"환자가 깨어 났군요..다행임니다."

"저,선생님.. 민이가 우릴 알아봐요."

"예..일시적인 기억상실이라 기억할수도 있습니다.곧 다 찾을수 있을껍니다."

"시력이 문제인데..아버님은 저랑 잠깐만..."

"민아 너 배고프지..너 이틀이나 자고 있는거 보고

이 엄마가 얼마나 울었는지..자 이제 먹으렴.."


--민아.먹어..자 아해..내가 해줄께..

귓가게 낯설지 않은 목소리가 울려 온다..누굴까?

내가 잃어 버린 기억의 조각인가?


신혼여행을 와서 쌍쌍인 부부들 틈에서

제주를 감상한다는거 자체가 무리였나 싶다.

저마다 얼굴 가득 행복이 묻어나고,,다정해 보인다.

나도 저럴때가 있겠지..

아마..이런,,

"슬비 괜찬아..이런.."

"괜찬아요..뭐..좀 긁긴건데.."


괜히 나오자고 했나 싶다.

그녀의 생각은 멀리 있는걸 알면서도 그녀를 바위틈에서 다치게나 하고,,

그녀는 괜찬다고 하지만,걷는게 이상하다.

"슬비 다리 아프지..안돼겠어.."


그가 날 안았다.

주위의 여러 신혼부부들의 환호성속에

그는 답례라도 하듯 한바퀴를 휙 돌고는 차로 갔다.

이렇다 저렇다 할 여유도 없이 생긴일이였다.

--어휴,,덜렁이..또 넘어져?

민이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슬비 괜찬아? 내가 미안해..지키지를 못해서.."

우석씨는 의외의 반응이다.

민이라면,,웃고 넘기는데..그는 심각해 보인다.

그만 가자면서 그는 차를 몰았다.

우린 끝없이 평온한 제주의 국도를 달린다.

여자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보다

자기를 더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야 행복하다는 그 누군가의 말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