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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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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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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BY 이슬비 2000-08-16

제 6 부 내게로...


"슬비씨,김대리 잘다녀와"

직원들의 배웅속에서 우린 엘리터이버에 탔다.

결국 민이는 내게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

난 우석씨와 제주로 간다.

그에게 무슨일이 생긴건 아닐까 걱정도 되지만,

그날밤의 일이 마음에 걸린다. 낯선 여자의 목소리도..


슬비는 아침부터 왠지 기운이 없어 보였다.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하지만,그녀에게 말을 걸 용기가 나지 않는다.

제주에 도착할때 까지 그녀는 깊은 생각에 나의 존재를 잊고 있는 듯 했다.

"아! 바람이 다르네.."

공항에서 내린 슬비가 내뱉은 첫말이다.

오늘 있을 저녁 만찬이 슬비에게 어떨지 ...

지금 그녀의 기분으로 봐서는..

호텔에 도착해 방앞에서 나는 물었다.

"슬비 오늘 만찬은 어떻게..."

"어머! 그건 당연히 참석해야죠..중요한 자리인데..

제가 오늘 좀 그렇죠.미안해요.좀 쉬다가 5시쯤 만나죠.."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내 옆방이라는 사실에 난 조용히 짐을 정리 했다.

그녀가 조금은 쉴수 있게 배려 하고 싶었다.


우선 샤워를 하고 좀 쉬어야지...

그의 전화는 없었고,그와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어제 봤던 마리라는 여자생각에 의심반 걱정반의 시간이였다.

샤워를 하고 나니 어느정도 긴장이 풀리면서 눈이 무거워 지는걸 느꼈다.

밖에서 누가 날 부르는 소린데..

이렇게 몸이 무겁게 느껴지다니...

몸을 끌다시피 문쪽으로 다가 갔다.


그녀가 문을 열었다.

샤워를 해서인지 아직 마르지 않은 그녀의 머리에서 샴푸향이 났다.

약간은 졸린듯한 눈에 맨 얼굴인 그녀는 나의 말문을 막게 했다.

화장안한 얼굴이 이렇게 예쁜여자도 있나 싶다.

뽀얀 피부에 짙은 눈썹과 도톰한 입술...

"왜요..무슨일이에요?"

어제 밤을 새운게 이렇게 힘이 들줄이야..말하기 조차 힘들다.

"응..오늘 만찬에 그쪽 사장이 온다고 연락이 왔어.그래서.."

"알았어요.우석씨.만찬이 몇시부터 랬죠?"

"응 7시 부터야..아직 시간이 있는데 좀더 쉴래?"

"아뇨, 이제 정신 차려야죠.."

커피나 한잔하자는 그의 말에 먼저 내려가 기다리라고 했다.

지금은 일로 왔어..일을 해야지..

자 잡념은 버리고..


슬비가 걸어 오고 있다.

왠지 아직은 피곤해 보이는데...

"저 슬비 무슨일이 있니? 내가.."

"아뇨.우석씨 전 괜찬아요.그리고 우석씨랑 불편하고 싶지는않아요!"

그녀는 말없이 커피를 마셨고 나도 말없이 기다린다.

그냥 함께 있는것도 행복하다고 믿는 난...

곳곳에 보이는 신혼부부를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나도 슬비랑 저렇게 커플룩을 입고 서로 사랑스런 눈길을 주고받으며..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우린 각자의 생각에 빠져 있었다.

"어머! 이제 슬슬 움직여 야죠.."

슬비의 말에 달콤한 상상은 끝이 났지만, 우린 일때문에 온걸...

화려한 만찬이다.

늘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나의 몸에 와 닿는 순간이다.

슬비는 화려한 외모의 소유자가 아니지만, 친밀감을 준다.

그녀의 피곤한 기색은 어딘가 사라지고 비지니스가 시작되고 있었다.

냉철하면서도 부드러운 그녀만의...

여러 사람과 인사를나누며 웃으며 그녀는 빛을 발한다.

만찬이 끝날때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장이 저기 보이는 저 여자때문에 그 작은 회사를 믿는다더구만"

"그래, 왜? 다른회사도 조건이 괜찬았다던데.."

"모르지..사장이 만찬에 참가 한것도 이상해.."

"저 여자 배경이 대단하다지.."

"뭐야.그건 어디서 들었어?"

"비서실에서 흘러나온고니까..아마도.."

뭐지..이소리는..슬비를 보고 하는 소리인가? 이해가 안되는군..


"슬비씨.내가 그회사에 일을 맡긴건 순전히 슬비씨 때문인거 알죠?"

"예? 무슨소리인지.."

"내가 슬비씨의 당당함과 매력에 끌렸다면?"

"사장님!농담을 잘하시네요.후후.. 저 하나때문에 15억짜리 공사를 주신다구요?"

"저희 회사를 인정하신다는거 저 잘 알고 있어요."

"그래요.슬비씨 잘 부탁해요.난 슬비씨만 믿지.그럼 이만.."

사장이라고 하기엔 왠지 허물이 없고 편한 사람이다.

그가 작은 공구상에서 부터 이호텔에 이르기까지 노력한걸

내가 아는 이상 그는 나의 존경을 받을만한 인물이다.

그의 호텔 사랑에 부응해 작성한 아이템이 성공한 것은 다 우석씨 때문이군..

그러고 보면 우석씨는 참으로 치밀한 사람이다.

어쩌면 놓칠수 밖에 없었던 계약인데..


어!슬비가 나를 보며 웃는다. 왜 일까?

"뭐 좋은일이라도 있니? 왜 웃어?"

"우석씨 덕에 여기까지 왔잔아요..그냥 좋아서요.."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수있는 내가 대견하기까지 한다.


"어! 여기는..."

"오빠, 괜찬아! 나야.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