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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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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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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BY 이슬비 2000-08-14

제 5 부 하루의 시간


"아.. 그거야, 네가 쫑알 대니까.. 난 다 알지.."

믿기 어려운 이상한 대답이잔아..어휴...

어쨌든 슬비는 또 다시 재잘거린다.

"이사 할꺼라며..어디 봐둔데는있니?"

"음..내가 한군데 봐둔 원룸이 있어. 엄청 이뻐.."

난 이렇게 환하게 웃으면서 내앞에 있는 슬비 네가 더 이뻐..


난 왠지 설렌다. 일이 손에 잡히질 않고...

슬비랑.. 물론 일이 우선이지만, 아름다운 제주를 함께 볼수 있다니..

슬비와의 어색함은 꼭 풀고 돌아 와야 겠어..

그녀가 날 위해 웃지 않는다는건 알지만,

날 피하는건 정말 ..견디기 힘들다.

그녀는 지금쯤 뭘할까?

뭘할지 뻔히 알면서도 궁금하다.

그녀의 사랑이 깨지길 얼마나 원했는데...

내 사랑이 먼저 깨지는구나...


"자,이리와..여기 앉아.."

여기는 바인것 같지만,꽤 고급스러운 분위기네..

어머 저기 플로워에서 춤도 추네..

옆에 앉자 민이는 나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슬비 좋겠네..널 다 쳐다보네.. 하지만 넌 내꺼다!"

"뭐야..누가 본다구..음..여기 분위기 괜찬은데.."

"음..맥주나 한잔 하자. 어때?"

"응. 좋아"

사실 난 술을 잘 못한다.

어찌된 일인지 한목음의 알콜만이라도 내몸에 들어가면

내몸은 자유스러움을 느낌과 동시에 얼굴에 홍조를 띈다.

"자, 우리 러브샷!"

"그래, 러브샷!"

귀에 익은 빠른 비트의 음악이 나오자, 민이는 나가서 춤을 추자고 했다.

"음.. 난 그냥 있을래..너 혼자 가서 춰.."

"얘가 지금 무슨소리야..자,어서.. 내가 옆에 있잔아. 가자.."

끌리다시피 나간 플로워에는 화려한 의상과 메이컵을 한 여자들과

하룻밤의 유희를 위한 여자사냥에 나선 남자들이 꽤 있었다.

그녀들의 몸짓은 유혹에 가까웠다.

현란한 조명과 귀를 때리는 듯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민이..

그를 위해 준비된 모든것인양 그는 즐기고 있었다.

여자들의 유혹과 다른 남자들의 시선도...

음악이 느려졌다.

"자, 슬비.."

그가 내민 손에 피식 웃다가 손을 잡았다.

몇몇 커플이 블루스를 추고 있다.

탐색하듯 쳐다보며,말이 아닌 몸짓으로 서로를 알아 가고 있다.

"얼굴이 발그스레하네.. 복숭아 같아..너무 먹고 싶은 .."

"야아.나 술 못하는거 알잔아..부끄럽게 왜그래?"

"난 너의 발그스레한 볼이 너무 이쁜데.."

그러면서 민이는 나의 볼에 입을 맞췄다.

부끄러워 몸을 빼려 하자 허리를 감은 두팔에 더욱 힘을 주며

"가만히 있어.괜찬어"

그리고는 나의 입술을 적셔 왔다.

느린 음악 처럼 천천히 나의 입술을 열었다.

"슬비.. 네 입술이 날 미치게 해..너 그거 아니?"

민이의 말이 멀리서 들리는것 같다.

"널 누구에게도 빼기지는 않아. 그 누구에게도.."

자리로 돌아왔다.

민이가 날 보는 눈빛이 왠지 부끄러워 한마디 하려는그때였다.

"어머! 민이오빠! 언제 왔어?왜 연락 안했어?"

민이는 어색하게 웃으며 그녀에게 멋적은 듯 얘기 했다.

"어..마리야.오빠가 지금 좀 그런데..나중에 얘기하자."

"응. 그래 오빠 전화해! 꼭! 기다릴께.."

20살의 풋풋함이 배어나오는 깜직한 여자였다.

난 뭐라고 말할 사이도 없었다.

"어...예전에 알던 애야..신경쓰지마.."

웃겨..네가 예전에 알던 애가 한둘이니? 하고 묻고 싶지만...

왠지 속 좁고 질투심 많은 여자로 비칠까봐 참았다.

민이는 갑자기 집에 가자고 했다.

뭔가 찜찜함이 있었지만, 오늘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집앞에 올때까지 난 여러 생각을 했다.

민이가 사랑한다고는 했다..하지만 왜 자신이 없다는 거였지..

내가 부족해서 날 평생 사랑하기 자신이 없다는거 아닐까?

"슬비야 네가 만든 헤즐넛 커피 마시고 싶다. 한잔 줄꺼지.."

민이는 집에 들어서서는 마치 제 집인양 음악을 틀고 쇼파에 기댔다.


주방에서 움직이는 슬비를 보고 있으려니...

"야. 뭐야.. 이거 놔.."

슬비의 버둥거림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침대에 내려 놓았다.

슬비는 한마리 새처럼 내가 잡지 않으면 어딘가로 떠날것 같아 보였다.

조용히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그녀의 눈에 그리고 코에, 볼에 입을 맞췄다.

립스틱의 향기가 나는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서서히 열린 그녀에게 굶주린 아이 마냥 그녀에게 깊이 다가 갔다.

그녀의 허리를 감고 있던 한손이 그녀의 가슴으로 다가 갔다.

재킷을 열고 얇은 블라우스에 닿는 가슴의 감촉에 난 아득해 졌다.

슬비는 내꺼 니까..슬비는 내 여자야..

라며 나를 쇠?R 시키듯 아니 어쩜 합리화를 시키면서

그녀의 치마 밑으로 들어 가는 손을 막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내손이 따뜻해 졌다.

슬비가 가만히 내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허리에 내손을 가져다 두었다.

그래..아직은 무리지...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민아, 사랑해.. 하지만, 이건.."

"쉿! 그래 알아..널 가장 이쁜 신부로 맞이할 그때 까지.."

"응? 방금 뭐라구?"

"신부 수업 잘 받으면 내가 고려 해볼께"

이런 프로포즈도 있나? 세상에..

하여튼 난 기뻤다.


슬비를 가까이 두고는 ..안되겠다.

"슬비야, 갑자기 급한일이 생각나서.. 내일 전화할께.."

그녀를 계속 보는것 자체가 지금은 힘드니 ...

뒤를 볼 여유도 없이 나와버렸다.

슬비가 또 이상한 오해라도 하는건 아니겠지..


기쁜 내마음이 불안해졌다.

뭐지? 내가 거부해서 기분이 상했나? 아닐꺼야..

민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잔아.. 아닐꺼야..

왠지 불안한 마음에 초조함까지 겹쳐지는 밤이 지나고...

민이 전화가 늦네..

그럼 내가 한번 ..

"여보세요!"

누구지..그의 핸드폰에서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흘러나오는 여자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