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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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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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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BY 이슬비 2000-08-10


제 4 부 너를 위한..


이것이 혼돈의 늪이라면 난 점점 빠져 들고 있는것 같다.

그래..사랑은 둘이 하는 거야. 둘이..

민이에게 있어 나는 그저 손 내밀면 있을 만큼의 거리에서

그의 부름을 기다리는...

그 옛날 많은 궁녀들이 평생의 소원인 임금의 총애를 받기 위해 늘

제자리를 맴돌 듯 난 맴돌고 있는건 아닐까?

갑자기 난 내가 하는 사랑에 자신이 없어진다.

우석씨의 말대로 내가 너무 힘들었나 보다.

대학 시절... 그때가 생각이 난다.

대학이 주는 합법적인 자유를 즐기라는 선배의 말에 한껏 신이났다.

신입생 환영회에서 처음으로 간 나이트 클럽에서 난 민이를 봤다.

저렇게도 춤을 추는구나..싶을 정도로 민이의 춤은 거의 압도적이었다.

185정도 되어 보이는 키에 웬지 모를 고독감도 느껴 지고,

주위의 많은 여자들에 둘러 싸인 그였지만..

난 그에게서 눈을 뗄수 없었다.

춤이 끝남과 동시에 많은 여자들의 아우성에 행복해 하며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이 큰 파도 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난 그 파도에 휩쓸리고 말았다.

그러나 내겐 용기가 없어 그에게 다가 서지는 못했다.

가끔씩 캠퍼스에서의 그의 모습은 늘 활기로와 보였다.

청바지는 그의 늘씬한 다리를 한껏 돋보이게 했고,

약간의 긴머리는 이국적인 느낌마져 들게 했다.

그러다가 다시 그를 만난건..

나의 오랜 바램이였다. 이루어 지지 않을 것 같던...

후배들의 성화에 못이겨 나간 캠퍼스에서 말이다.

짧은 머리의 그가 내게 인사를 하고 웃으면서 돌아섰을때

난 심장이 멈춘게 아닌가 의심이 났다.

내 눈과 귀에는 멀어져 가는 그의웃음과 그의 뒷모습뿐이였다.

그후 난 갑자기 내린 비에 놀라 뛰다가 잠시 쉬여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

들어간 가게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슬비 라는 내이름을 그가 부를때는

난 내 심장 소리가 그에게 들리면 어쩌나 걱정이였다.

잘 모르는척 할까? 그러다 그가 또 가버리면 어쩌지..?

그러다 조심 스레 아..라고 외마디만 했다.

가까이 다가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난 정신이 아득해 지는걸 느꼈다.

그가 나에 대해 아는건..? 뭐지..어디서 들었지?

비가 그치자 그는 나를 집에 바려다 주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그에게는 거부 할수 없는것을 난 그때 알았다.

그후 부터 민이랑 사귀는거지만..

민이 주위에는 늘 화려한 여자들이 있었다.

난 늘 내자신이 작아 지는 느낌이였다.

민이의 친구들을 볼때면 늘 듣는 소리...

"오우,민이 너 취향이 바꿨다.괜찮은데..""그래,예전의 민이가 아냐!"등등..

그는 그의 친구들과 그가 속한 무리들에서

내가 얼마나 이질감을 느꼈는지 모를 것이다.

난 그를 위해 그에게 맞는 화려한 여자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그건 내게 무리였다.

그래서 늘 그의 곁에 있는것이 힘들면서도

난 그를 떠날수 없는 운명의 힘 같은걸 느꼈다.

하지만 난 그를 동경한것일까? 사랑한것 일까?

민이가 옆에 있어도 날 외롭게 했다면,

우석씨는 곁에있어 언제나 내게 힘이 되는 사람이였다.

입사 첫날 내가 그에게 커피를 엎질러 어쩔줄을 몰라 할때 그랬다.

"하하..이게 인연이 될려구 이러는 모양이죠.."

난 그때 그가 그렇게 고마울수가 없었다.

꽤 값비싸 보이는 양복에 묻은 커피를 닦으며 그는 연신 웃어 주었다.

그후 그는 나를 위해 많은 배려를 해 줬다.

팀별로 움직여 모든 일의 성사가 좌우 되고,팀의 실적으로 남지만,

그는 꼭 나와 함께이길 바랬고 난 그와 함께 일하는것이 좋았다.

우린 서로에게 부족함을 채워주며 일을 성사 시켰다.

에이전시들의 까다로움은 나의 부드러움과 간결함으로..

망설이는 시점에서는 그의 단호함이 늘 끝을 맺어 주었다.

민이가 없어져 그렇게 힘들때도

내 얘기를 다 들어 주며 힘내라고만 했던 사람..

그런 그가 2팀의 수지언니와 일을 하는 동안은 난 꽤 신경이 쓰였다.

질투도 아닌데..왠지 모를 이상한 감정이 날 흔들곤 했다.

그가 수지언니와 꽤 재미있게 지내는건 ..싫었다.

우리팀과 2팀의회식날...

왠지 술을 먹고 취한 수지언니를 부축하며

집에 데려다 주고 오겠다고 말하며 나간 그가 난 야속했다.

흥! 알게 뭐람 .. 난 혼자 집으로 왔다. 쓸쓸히..

우석씨는 같은 방향이라며 회식때면 나를 데려다 주곤 했는데..

하지만 그다음날..괜히 수니언니가 내게 시비를 거는 거였다.

"너 애인이랑 잘돼 가니? 요즘은 뜸하네..안만나?"

"언니 그런건 지금 여기서 할 얘기가 아니라고 보는데.."

민망스럽게 언니는 사람들이 다있는 사무실에서 꼭 나를 책하듯 했다.

뭐야..왜 저래..뭘 잘못먹구 나한테 시비야?

사이가 그렇게 좋은건 아니였지만..그녀는 꼭 나를 미워 하는것 같았다.

나 잠시후 그녀가 내게 품은 감정의 원인을 알수 있었다.

"우석씨 바보 아냐.슬비 애인 있는거 몰라? 슬비는.."

"알아요. 알지만 전..감정이 정리가 안되네요.

그리고 슬비를 힘들게 하지 말아요.그 앤 마음이 여려서.."

"슬비에겐 그남자가 전부래요.내게 그랬다구요.."

이런..난 그때 우석씨의 감정을 알았다.

그렇지만 왠지 나쁘지 않았다. 나두참...

괜히 씩 웃음 까지 났다.

수지언니가 거절당한게 고소해서 인지..

아님 누군가 나를 몰래 좋아하는것이 뿌듯해서인지..

어! 퇴근 시간이네..

민이가 기다리기 전에 먼저 나가 있어야지..

그리고 오늘은 꼭 물어 봐야지..

날 사랑 하는지..

하지만, 난 그에게서 나올 대답이 두렵다.

그래서 늘 망셜여 왔지만...오늘만은 알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