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부 클럽 ===
열쇠로 가게문을 따면서 또 다시 고민이 시작된다.
채팅을 할것인가 오늘로서 그만 둘 것인가를.......
나에겐 없어선 안되는 보물 같은 세가지가 있다.
1: 컴퓨터
2: 자전거
3: 가게열쇠
내가 처음 통신을 시작한 건
어느 피자집 팜플렛에 붙어 있는 모통신 회사
무료 이용권으로 시작 된 것이다.
그게 벌써 3년 전 일이다.
대화방.....
이 곳에선 실명을 쓰는 사람은 드물다.
저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단어로 대화명을 짓기 마련이다.
나의 대화명은 "바다"이다
바다에서 태어나 자란탓에 지겨운
이 도심속에서 살아도 늘 그립기 때문이다.
내가 주로 통신을 하는 시간은
저녁 9시 이후다.
그렇다 보니,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아침햇살이 창가로 밀려들 때 까지 키보드를
두드리기가 일수다.
난.......
오늘도 캔 맥주 따는 소리와 함께
PC 앞에 앉았다.
당연하듯 마우스로 클릭하는 방이 있다.
챗을 오래하다 보면
어느 무리들이 생기기 마련.....
모임.단체.번개 등을 칭하며
작지만, 자기들만의 울타리를 치게 되는 것이다.
방제는 변함없이
[유부클럽]
회원은 6명이다.
첨 이방을 개설한 건 나였고
여러 사람 오가다가 자연스럽게 회원이 된 격이다.
이젠 먼저 오게 된 사람이 방을 만들고
비.번을 정해놓고, 회원외는 못들어오게끔
해놓은 상태였다.
내가 접속했을 땐 이미 회원중 한명이 방을
개설해 놓은 상태였다.
>>> 바다님이 입장 하였습니다 <<<
샤넬> 어.....오랜 만이네?
바다> 그렇죠? 동안......좀 아파서..
샤넬> 왜? 어디가?
스포츠카> 바다님..오랜 만입니다.
보고 싶었어용~~ 이잉~~
샤넬> ㅎㅎㅎ
바다> 후후...그랬어요? 고맙게시리...
스포츠카> 봐요...챙겨 주는 사람 저밖에 없죠?
그러니.....나 이쁘해줘잉~~
샤넬> 하하하.....
바다> 하하...근데..다른 분들은?
샤넬> 안그래도 너한테 안건 하나 낼려고...
바다> 어떤?
샤넬> 우리 무작정 이렇게 만날것이 아니라
시간을 정하자. 정모를 갖자는 거쥐~~
영~~ 질서가 없다야...
바다> 언니 말 듣고 보니 그렇네요.
샤넬> 그리고, 신사님과 통화를 했는데...
언제 한 번 밖에서 다들 만나자고 하던데..
바다> 벌써? 통화를?
와우!~
스포츠카> 바다님이 안 오신 사이 다들 정들었다니깐요
난...바다님과 정들고파~~ㅋㅋ
바다> 하하하.....
샤넬> 하하하....
회원 자격은 유부초밥(유부남.녀) 이여야 한다.
김밥(처녀.총각) 은 당연히 자격미달이다.
그리고, 거주지가 서울 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임을 만든지는 겨우 보름밖에 되지 않았다.
당연히 얼굴을 대면하는 모임도
갖지 않은 상태이다.
내가 알고 있는 님들을 잠시 소개 하자면.....
샤론님>>> 38세의 유부녀
직업: 주부
아이는 초딩 5학년아들
남편은 모은행 지점장이다.
스포츠카님>>> 34세의 유부남.
직업: PC방 운영
아이는 아직 없음.
PC방 운영 관계로 밥먹고 잠자는 시간
빼고, 채팅을 즐기는 편이다.
신사님>>> 38세의 유부남
직업:영어학원 원장
아이와 아내는 미국거주
그런관계로 허전함을 많이 느끼고 산다고 한다.
누드모델님>>> 34세의 유부녀
직업: 결혼전 누드모델 경력
아이는 6살 딸 하나
남편은 무역업에 종사하며
여전히 누드모델 할 정도의
매끈하고 섹시한 몸매를 지녔다고
자칭함..(아직 확인된바 없음)
비아그라님>>> 37세의 유부남
직업: 평범한 샐러리맨
아이는 5살 아들
아내는 둘째를 임신 중이고,
그래서,비아그라를 먹지 않아도 될 만큼
정력가라 자칭함.
밤마다 넘치는 힘을 주체할 바를 몰라
머리카락을 뜯으며 잠이 든다고 함.
대화명처럼 섹스 예찬론자.
바다님>>> 32세 유부녀.
직업: 비디오숍 운영
아이는 4살 딸하나
남편은 인테리어 회사 근무.
스포츠카> 바다님~~
바다> 네~
스포츠마> 그냥 함 불러봤어요...히히
바다> 에구~ 난 또...하하하
샤넬> 다들 궁금하지 않아?
어케들 생겼는지?
스포츠카> 당근!~ 궁금하죠.
난 바다님이 젤~ 궁금혀...
키킥....
샤넬> 스포츠카님아..바다님한테 신경꺼..
아무래도 바다는 관심도 없는 것
같은디......하하하
스포츠카> 아잉~~ 누님 너무합니당.
그래도 젤 친근감가는 바다님인데..
샤넬> 그려 그려!~ 인정 해주지뭐..
하지만???????
스포츠카> 하지만? ^^
샤넬>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사이버 사랑도 한번 빠지면 고질병이거든.
하하하......
스포츠카> 이런~~ ㅋㅋㅋ
바다> 오늘은 내가 씹히는 날인가?
ㅎㅎㅎ...하긴...나 하나 희생되어서
두 분 행복하다면이야뭐....
스포츠카> 하하하.....
샤넬> 하하하......
이젠 우리들 삶에 깊숙이 파고든 사이버 세계.
그 공간이 우리에게 주는 묘미를
그 어떤 것보다도 흥미롭다.
글 속에서도 그 사람의 성격과 감정이 보인다.
보통 초보자들은 그것을 감별하긴 쉽지 않지만,
통신 경력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은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닌 것이다.
이 곳에서 무언가를 갈망하며 얻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어느 정도의 시일이 지나면
그 감정이 묵살 되어 버리는게 이 곳이다.
그게 바로 통신의 진리 중 하나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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