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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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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장에서의 첫밤


BY 상아 2000-07-07

"이제부터 여러분은 누구씨가 아닌 유치입니다"

"이곳은 재판 받기전에 임시로 죄인을 유치하는곳입니다"

"이곳에선 한열흘을 생활하게 될것이고 열흘이 넘어가면,
석방될 사람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열흘을 넘겨서 석방되는
유치인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녀의 귓전을 때리는 낯설은 소리들, 제복 차림의 닥딱한

경찰들 모든것이 꿈속에있는듯 그녀의 정신을 온통 흐리게 만든다.

"이름?,....직업?...."

그렇게 한사람 한사람에게 통상적인 질문을 던지고 적고...

앞에 수갑이란걸 차고 있던 남자들뒤로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고개를 떨군채 쓰러질듯 간신히 지탱하고 서있는 그녀

"이름?"

"....."

"이름이 뭐냐구?"

"벙어리야?"

그건 그녀를 향해 던져진 질문임을 그때서야 깨달은듯

그녀가 고개를 간신히 들어 앞에놓인 갈색 탁자를

바라보다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김선경 입니다."

"나이?" "29살입니다."

"직업?" "없습니다."

"없어? 주부도 직업이야 엉!"

그말고 동시에 작성하던 장부로 책상을 힘껏 내리친다.

찢어질듯한 그소리에 선경은 순간 휘청한다.

"죄목은?" "간통입니다"

"참내! 세상이 왜이런지원..."

그랬다 그녀의 죄목은 간통이었다.

"공범은누구야?" "이수영 입니다."

"후~" 비웃는듯 선영을 쳐다보는 그경찰관의 눈빛이

선영은 마치 알몸으로 여러사람앞에 내던져진듯한 그런느낌을

들게 하였다.

"이순경!" "예!"

"올라가서 정희경 경감 오라고해!"" 예"

이순경이란 자가 이층계단으로 오르는 군화 발자욱소리 뒤로

"끽 철커덕" 철문 열리는 금속성 소리에 선영은 다시한번

온몸에 돋는 소름을 느낀다.

"따라갓" 앞에 있던 경찰관이 가린킨곳엔 여자 경찰관이

서있었다. 그리곤 작은 사무실로 그여경은 선영을 데리고

들어갔다.

"지금 입고있는 옷다벗으세요!"

의아한 눈으로 선영은 여경을 바라보았다.

"속옷 까지 다벗어요"

여경의 말에 선영은 옷을 다벗었다 알몸이 들어나자 한기가

느껴졌다. 2월의 냉기는 그녀의 몸속을 파고들었다.

여경은 선영에게 돌아서라고 지시하고 몸을 살펴보았다.

"몇살이에요?"

여경의 물음에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이도 어린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곳을 왔어요?"

그말에 선영의 눈에선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獰楮? 이제 브라자만 빼놓고 옷입으세요!"

여경의 지시대로 옷을 줏어입었다.

그리고 선영은 쇠창살이 전면을 막고있는 유치장이란곳에

갇히게 되었다. 그방안에는 다른 장애가 심한 여자 한명이

있었다. 선영은 한쪽 벽면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그녀는 순간 죽고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눈물도 메말랐는지 울수기 없었다. '어째서 내가 이런곳까지...'

그런생각에 머리가 터질것 같았다. 그녀는 나즈막히

"엄마"를 속으로 불러본다. 얼굴을 기억할수없는 엄마가

그순간 무척이나 그리웠다 그것이 인간의 본능인가보다.

2월의 온기하나 없는 마루바닥은 그녀를 더욱 움츠려들게

만들었다.

시간이 꽤나 늦은듯했다. "점호"

누군가 그렇게 소리치자 재빠르게 움직이는 몸놀림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빨리빨리 움직여!"

"이봐 여자들 뭐해!"

그녀와 장애인을 보고 소리를 지르는거였다.

순간 장애인이 엉거주춤 일어서고 있었다.

선영도 그녀를 따라 일어섰다. 뒤이어 저먼치서 번호를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곤 소리가 멈추었다.

"이봐 여기놀러왔나?"

순간 누군가가 그녀의 방벽을 치는소리가 들렸다.

"13" 장애인이 먼저 정확하지도 않은 발음으로 외쳤다

"14" 선영이 뒤이어 소리치고 다음 방에서 뒷번호를

외치는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외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마치 아무도 없는곳에 선영혼자인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쾨쾨한 공팜이 냄세가 그때서야 선영의 코속으로

들어왔다. 순간 이런곳이 감방이라 불리는 곳이구나...

"일동 취침!"

그소리와함께 잠시전의 고요가 흔적없이 사라졌다.

장애인은 한쪽켠에 쌓여있는 카키색 라일론 이불을

끌어다 두개를 나란히 피고있었다. 선영은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불을 다깔고 난뒤 그녀가 선영을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여기서 자...요!"

그말 한마디를 하는데도 그녀는 온몸을 움직여야하는 중중

장애인이었다. 순간 선영은 머리속이 텅빈듯한 공허함과

일순간으로 밀려오는 피로를 느꼈다. 그랬다 그녀는 지난

이일간 한숨도 못잤다. 어쩔수없이 선영은 얇디얇은 라일론

이불속에 몸을 뉘고 그렇게 유치장의 첫날밤을 보내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