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어디 아프니?"
"아니..전혀.."
"어쩜 그럴수가 있어!~
남편있는 여자가..."
도저히 용납 할 수 없을 거라는 걸 알면서
그녀를 그렇게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로 향하고 있었다.
"애란아...조금만 더 두고보자..
어쩜..시간이 필요한 지 몰라...
그리고, 쉽게 타오르는 불꽃은 쉽게 꺼지게 마련이라
하잖아...안그래?"
"넌...몰라. 내가 아니니깐..."
"기집애..그래.잘났다~
그렇게 잘난 년이 고작 그것 밖에 안되니?"
난...그렇게 그녀를 아주 추한 여자로 매도하면서 까지
퍼붓고 뒤돌아 와야만 했다.
내가 애란을 만난건 고등학교 입학 해서 였다.
나 역시 촌에 있는 중학교를 나와
낯선 시내 고등학교에 친구가 별로 없는 터라
모든게 낯설기만 했다.
근데....유달리 눈이 크고, 예쁜 그녀...
애란이가 내 눈에 띄였던 거다.
소극적이게 보인 그녀는
스스럼 없이 말을 걸었던 나에게,의심없이 그녀도
쉽게 다가 왔고, 그렇게 우린 친구가 되었다.
애란이와 난 고등학교때 떨어 질수 없는 단짝이였다.
그 후, 서로의 일을 모르는게 없을 만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그러던 그녀가 어느날....
나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을 털어 놓았다.
"미현아....."
"응...왜?"
"나...사실 너한테 할말이 있어."
"뭔데?"
"말해도 돼?"
"기집애~~ 말해봐? 뭔데?"
"나.....사실...
아무래도...병원 가봐야 겠어.."
"왜? 어디 아퍼?"
"아니...사실...하는것 있잖아..그게 없어.."
난 순간 돌망치에 한대 맞은 기분이였다.
애란이는 가끔 만나는 남자 친구가 있긴 했다.
옆 남학교와 단체 미팅을 했을때
만난 진석이라는 애가 있었다.
"정말이야? 확실해?"
그녀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였다.
이런.....
우린 고작 고2인데...
애란이는 울먹이며..같이 병원에 가달라는 부탁을 했다.
병원 같이 가주는게 급성무는 아닌것 같은데.....
애란이는 아빠도 없이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외동딸이였다.
그런 그녀가 이런 일이 엄마한테 말한다면
엄마 죽을 지도 모른다는 거였다.
참...답답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적극적이지 못하는 애란이가 분명
날나리 진석이 한테 반강제적으로 당한것을 난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애란아....그러지 말고...내가 진석이 한번 만나볼까?"
"아니...그러지마! 나 진석이 한테 알리는거 싫어!"
"기집애야...그럼 사고는 왜쳐?"
난 애란이에게 소리는 버럭 질렀지만,
가슴이 아팠다.
순진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가
이런 사태까지 왔다는게 참 분노할 일이였다.
난...그 다음날 진석이를 만나기 위해
그가 다니는 학원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초겨울 매서운 추위가 교복 치마속을 휘잡고 다녀도,
난 그를 만나기 위해 적지 않은 30분을 기다려만 했다
얼마후....그는 친구들 무리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진석아~~~"
"어! 미현이가 웬일이야?"
그는 친구들에게 먼저 가라는 시늉을 하며 나에게
다가 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