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고얀지고.
도대체 내가 무슨 못된 짓을 했더란 말이냐.
알고는 남을 속인 적도 없거니와 모르고도 남한테 폐가 갈 일을 한 기억이 없는데.
그런데 왜 이리 몸을 그냥 내버려두지를 않는지.
아니, 어제까지 깜쪽같던 몸둥아리가 새벽이 되니 갑자기, ''아악~!''소리가 절로 나오니 기절을 할 수밖에. 시간이 지나도 도통 통증이 가시지를 않는다. 희얀하고 얄궂다.
우선 진통제라도 맞고 통증을 멎게 해 달라고 애원을 했다.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이건 정형외과 소관이다. 아침도 거르고 절뚝거리며 단골정형외과를 찾았다.
대형병원은 차례가 가지 않을 것 같았는데, 좀 더 큰병원으로 보내주니 것도 고마운지고.
그새 진통제 효과가 멎는가 보다. 다시 진통제로 달래고는 MRI를 찍고 통 속에서 나오니 몸이 가뿐하다.
디스크협착증이란다. 것도 너무 심해서 수술을 할 단계가 지났다나? 내 상식으로는 수술을 그렇게 쉽게 맡기고 싶지가 않았다.
누구는 운동으로 다스크를 달랬다고도 하지 않던가.
나도 한 번 도전해 보자. 남들 하는데 나라고 못하겠어?
디스크수술이 잘 되면 몰라도 반드시 잘 된다는 보장이 있겠는가?
막내딸 아이에게 부탁을 하고 아들에게 부탁을 해서 디스크협착증에 좋은 운동법을 모았다.
"일단 병원 가셔서 통증부터 잡아달라고 하세요. 운동은 제가 찾아볼게요." 서둘러 주는 건 막내딸이다.
"그렇잖아도 바쁜 너희들에게 미안하다 ㅜㅜ"
''미안하긴요. 자꾸 미안해하지 마세요. 놀거나 나쁜 짓하다가 그렇게 된 것 아니고, 이제껏 고생하셔서 그렇게 되신 건데요 ㅠㅠ.''
''특별히 호강시키며 키우지도 못했으니 고생했다 소리도 못하겠다ㅜㅜ."
''엄마. 왜 자식들을 못된 자식들로 만드세요.''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는 형제들 없어요.''
"그리고 오늘 반찬 한 군데서 더 갈 거예요. 반찬이 시원찮은 것 같아서...."우리 반찬을 전담한 막내딸이다.
아이들에게 자꾸만 짐만 지우는 것 같아서 맘이 편치 않다.
''이만만해도 엄마가 복에 겨워서... 아무튼 고맙다. 잘 먹을 겨."
정말 복에 겨워서 아이들에게 어리냥을 부리는 걸까?
밉다. 내가 생각해도 오늘은 내가 정말, 몹씨도, 대단히 밉다. 중학교 3학년때 수학여행 가서 숙소에서 식사를 하는 중입니다.
아~. 정말 그때가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