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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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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뭘 두고가기가 서러워서


BY 만석 2024-06-01

팔십이던 내 나이가 만으로 바뀌면서, 고맙게도 일흔 여덟이 되었다.
이 나이 되도록 나이가 줄어보기는 내 생전에 처음이니, 과히 섭섭한 일은 아니로구먼 ㅎㅎ.
2년을 더 살아야 잃어버린 본래의 나이를 찾겠으니, 그도 괜찮겠다는 말씀이야.

누구도 아프고 누구두 아프다 하니 거기에 나까지 보태기가 민구스러워서 조용히 앓고 났더니, 아주 먼 곳으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로고. 모든 게 눈에 설고 새로와서, 차라리 낯이 설구먼.
그 동안 손주녀석도 많이 자란 듯하고, 우리 집 돌계단도 더 높아져서 힘이 더 들더라는 말이지.

지금쯤 병을 얻어 효도도 좀 받고 어리냥도 부리다가,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간다 해도 아깝다 소리는 듣지 않을 터. 그런데 무엇을 두고 가기가 서러워서 이렇게 다시 앉아서 떠들고 있으니, 아직은 '아직'인가 보구려. 이왕에 이렇게 일어나 앉았으니 그 동안 참았던 구설이나 쏟아 봐야지.

이참에 아주 큰 경험을 했구려. 우리 영감은 내 혀가 석 자는 빠져나와야 놓아주려는가. 내가 죽겠다고 도움이아줌마 좀 부르자 하니, 자기가 다 한다고 부르지 말라잫는가.  고집을 꺾자고 곱고 싹싹하고 깔끔한 도우미를 불렀더니, 아이구야~. 그 도우미 집에 갈 때까지 어디서 시간을 보냈을꼬.

오늘은 그만 쉬자. 눈앞에 날파리가 오락가락 하는구먼. 그만 쉬어야겠다.
그 동안 두어 번 넘어지고 엎어지고, 그래서 팔꿈치를 다쳐서...
무릎도 두어 번 땅바닥에 밖았으니, 큰 말썽이나 부리지 않았으면 좋겠구먼^^이 나이에요렇게 어렸던 손녀가 
165cm의 늘씬한 숙녀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만석이는 늙었을 것이고 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