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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완성


BY 가을단풍 2024-05-06

어머니의 완성,
어머니의 완성은 어디까지 일까?
둘째 딸아이가 결혼한 후 처음 맞이하는 어버이날이다.
둘째 딸아이는 제 남편과 막내 동생을 동반 한 후 다녀갔다.
어버이날이라고 남편과 나에게 각각 20만원 씩을 주었다.
기특하기는 했지만 이십만 원이라는 금액이 딸의 형편에 비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많다 너희 시 부모님은?하고 물었더니.”
“엄마 똑같이, 우리는 시 부모님도 똑같이 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받으셔, 
나도 손해 볼 순 없어. 깔깔”이렇게 말했다.
언제 부터였을까? 그 아이는 말 꼬리에 깔깔이라는 말을 붙여 처리했다.
나도 “알았다 깔깔”하고 대답하며 웃음으로 마무리 지었다.
2박 3일의 일정을 끝내고 가족들끼리 부비부비하다가 신혼집을 향하여 가버렸다.
남편이 많이 좋았나 보다.
그러나 남편이 너무 좋았던 나머지 말 실수를 했다.
우리 시아버지가 남편에게 아들을 밖에 나가서라도 낳아오라고 했다고 하였다.
물론, 이미 시어머니한테 그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셋째 딸 나이가 지금 27살이다.
이십 년도 더 넘은 이야기를 지금 해서 무슨 득이 있다고 
사위 앞에서 이런 말을 하는 남편에게 불쾌함을 느꼈다. 그러나 꾹 참았다.
어머니의 완성은 어디까지 일까?
나의 남편은 아직도 철들지 않는 사춘기 소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남편이나 나나 서로 덜 자란 아이처럼 질풍노도를 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련 곰 탱이”
‘세상 사람들이 미련 곰 탱이를 잡아 오라면 제일 먼저 남편을 잡아 대령하리라.’
하루 종일 비가 부슬 부슬 내렸다.
막내딸과 딸아이 부부를 보내 놓고 남편은 어디론가 나가버리고
나는 비가 내리는 논둑 길을 걸었다.
그냥 마음의 정리가 필요 했다.
한참을 걸었더니 불쾌감이 조금씩 녹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참자. 조금만 더 참으면 불쾌감도 사라지리라.’
내 나이 환갑을 넘었는데도 이 작은 산 하나를 넘지 못하다니....
첫 번째 논둑 길을 거쳐 ,두 번째 논둑길 잡아 걷고, 초록 초록한 들판도 걷고, 들꽃이 방울 방울한 꽃길도 걸으면서, 더러는 제법 꽁망울이 여물어가는 들꽃을 바라보며 하느님의 능력에 감사함도
느끼며, 음매 음매 우사 옆을 지나고 ...
그리고 남편의 언어를 재 해석해 보았다.
우리 남편의 말 “우리 아버지가 밖에 나가서 아들을 낳아오라고 했는데....”
남편의 말은 앞뒤가 없이 여기에서 뚝 잘려버렸다.
이 말을 다시 해석 해 본다면
“우리 아버지가 아들을 밖에서 낳아 오라고 했는데도 딸 셋만 열심히 길렀더니 이렇게 좋은 사위가 왔구나. 내가 열심히 산 보람이 있다.”
이렇게 바꿨으면 어땠을까?
사위를 보고 나니 너무 좋다는 말을  한다는 풍신이 말애 재주가 없어서 대충 얼버무린 말이 나에게 옛날을 불쾌감을 가져다 주었다면 그것은 유죄일까 무죄일까?
가관도 그런 가관도 없다.
우리 남편은 침대 하나에서 막내딸은 오른쪽에서 팔로 안고, 둘째 딸은 왼쪽 팔로 앉고
사위는 지 마누라 팔을 베어 누워 있었다.
모두 술에 얼근하게 취해서 침대 하나에 나둥그러져 있는데 모두 팔에 팔을 베고 있었다.
세상에 그 어떤 집에서도 생겨날 수 없는 풍경이다.
그래, 좋다.
남편의 말 실수는 무죄다.
얼마나 좋았으면 딸만 낳아서 새장가 들을 뻔했다는 말을 했을까?
지금 좋다는 표현을 그렇게 한 것 같다.
어자피 나는 남편보다 내 자식에게 어머니의 이름을 완성하기 위해 살아 왔었다.
옛날 생각이 난다.
예전에 남편의 방황기에 나는 남편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아무것도 묻지 않을테니 어머니의 이름만 완성하게 해달라고.’
큰딸 35세, 둘째딸 33세, 막내딸 27세
이제 어머니라는 이름을 거의 완성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막내딸이 결혼하여 마지막 아이 낳아서 그 아이 돌 지날 때까지는 남편과 함께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그 후에는 어찌할까?
‘이혼. 네롱~ 그때는 나의 딸이 어머니라는 이름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지.
그리고 남편을 머슴으로 써야지. 네롱~
비는 여전히 주룩 주룩 내린다.
슬플 것도 기쁠 것도 없이 그저 그런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