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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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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이 오면


BY 만석 2024-05-04

이제는 한낮에 나서기가 어렵다.
어느새 봄은 다 가고 여름이 밀치고 들어섰으니... . 
알량한 몰골에 그래도 꽃모자를 눌러쓰고 종종걸음으로 영감의 뒤를 따른다.

세상에나~.
길가에 카네이숀이 즐비한걸 보니, 어느새 5월이겠구먼.
5월이 왔으니 우리 아이들은 즐겁지 않은 비명을 지를 테지.

아니지. 돈 쓸 걱정에 5월이 무섭다고 비명을 지르려나?
5일은 적은 비용으로 충당이 되겠지만, 꼴적은 어른들이 문제가 아니겠나.
차라리 이것저것 모르는 어린나이라면 몰라도 말이지.

아니나 달라. 저녁나절에 아랫층 큰며느님이 전화를 했겠다?!
그러구보니 요번에는 참 오랫만의 통화가 되겠다.
"그래. 나다. 왠일이야?"

"어머님. 내일모레가 어버이날인데요.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아이고~. 이제 그런 거 그만 두자. 필요한 거 아무 것도 없다. 너희들 아프지 않으면 된다."
"그래두 어머님...."

해마다 오월이면 차라리 내가  눈치가 보인다. 조실부모한 며느님이 이럴 때면 아주 딱하단 말씀이야.
제발 아무 일 없이 조용히 지나갔으면 좋겠다. 워낙 말이 없는 사람이긴하지만, 그녀도 해마다 오는 어버이날엔 가슴이 아프지 않겠나. 그렇다고 내가 위로해 줄만한 행사를 만들기도 멋적고.

오월이 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