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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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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용서하고


BY 만석 2024-04-30


지난 주일(4월 28일)은 화해와 용서의 주일이었다. 부활절 제5주였다.
타인을 미워하지 말고 잘 못된 일이 있어도 용서를 하라는 설교를 하셨다. 미국에서 잠시 귀국하신 현지 감리사님의 힘 있는 설교였다.

그러나 아뭇소리도 들리지 않더라는 말씀이야. 요사이로 마음이 편치않아서 몇 주일 교회 나가는 걸 마다 하다가, 마음이 더 괴로워서 오늘은 교회로 발걸음을 했다는 말이지. 마음이 편치 않기는 매한가지였으니 아니, 더 편치 않았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렸다.

용서도 필요 없고 돼 뇌어 곱씹는 건 더 무익하다 한다. 옳거니 모두 잊어버리라는 말씀이렸다. 주재 넘은 꼴에 그래도 꼭, 반드시 들어주시라고 때로는 땡깡 기도까지 읊어 대면서 화해와 용서를 못하고 끌어안고 괴로워할 게 뭐냐는 말씀이지. 내 애시당초에 결심했잖어. 단 한 사람의 독자를 위해서도 글을 쓰겠다고.

그래도 억울하다고 교회를 마치고 걍 집으로 돌아오기가 죄송스러워서, 맘먹고 오천보를 채우고 산뜻한 발걸음으로 귀가를 서둘렀다는 거 아니겠어? 그 덕에 영감의 점심밥이 솔찮게 늦었구먼. 그래도 스스로 마음을 쓰다듬어 내 맘을 가볍게 하고 모두를 용서했지. 어른인 양 ㅎ~!

나를 미워하는 사람도 아니, 간식의 양이 적다고 투정하는 가을이까지도 이 시간부터는 용서하자는 말씀이야. 감리사님 말씀대로 그가 나를 용서하고 안 하는 건 내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냥, 그냥 내 스스로 맘 속에 섭섭을 지우고 용서하란 말씀이겠다. 그러지. 그러지 뭐. 어려울 게 있어?모두를 용서하고북한산 둘레길의 개나리다.
올해도 이만큼 장관일까? 올해엔 걷는 게 무리 일 것 같아서 사진으로만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