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드디어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시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엔 명절이 간단해질줄 알았다.
65세로 접어든 내 나이도 젊은 나이가 아니다.
짐은 점점 무거워지고 몸은 늙고 소득은 줄고
그야말로 화딱지가 난달까.
얼마전 시부모님이 돌아가신후 제사를 모시는 부문에서 남편과 격한
갈등이 있었다.
제사를 간단하게 지내고
시댁 형제들과의 만남은 모임으로 대체하자고 제의를 했었다.
남편을 비롯한 그의 형제들은 모두 낙심을 하다 못해 슬픔의 늪으로 빠져 들었다.
그후로 남편은 그것을 핑개로 나에게 등을 돌렸다.
두사람과의 관계는 침묵의 늪을 지나 분노에 절벽을 타오르고 있었다.
서로 아주 작은 일에도 예민하였다.
나도 좀더 잘 살아보려고 쇼윈도우 부부의 역할을 열심히 했다.
표시를 안내려고 부부모임도 열심히 다녔고 ,일가친척들 애경사도 빠트리지 않고
다녔다.
나의 가면은 나빠보이지 않아서인지 사람들은 잘도 속아 넘어갔다.
얼마전 남편과 외국 여행도 다녀오고
딸아이와 여행도 다녀왔다.
아무리 여행을 다녀도 부부의 문제가 냉전기에 이르니 여행의 즐거움을 오롯이
나눌수는 없었다.
우리 남편은 형제가 5명이다.
시부모님 살아계실때부터 이들은 늘 친정에서 명절을 보냈다.
맏며느리인 나는 그들 치닥거리를 할만큼 했다.
시부모님 돌아가신 후엔 이들 치닥거리가 웬만큼 정리될줄 알았다.
그리고 딸만 셋 있는 집안의 나는 딸은 응당 시댁에서 명절을 보낼줄 알았다.
그런데 어찌된일인지 우리딸은 물론 사촌들까지 우리집으로와서
당연히 명절을 보내기를 원했다.
우리딸 셋, 시동생딸 1,시누이딸 1명
자그마치 5명이 결혼하여 부부동반하여 자식새끼들 데리고 온다고 생각하면
나는 정말 아찔했다.
그뿐인가, 그들 부모인 남편 형제들은 완전자동으로 나에게 달라붙게 된다.
시부모 돌아가시고 줄어들줄 알았던 가족이 더 많이 늘어난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우리딸부터 시댁으로 쫒았다.
지금은 우리딸이 시부모님들과 해외 여행을 떠났다.
우리 사돈부부는 우리딸과 자기아들을 데리고 해외 여행을 간 것이다.
이번 명절은 들러붙는 딸들을 대충 시댁으로 쫒아 조금 편히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마음이 불편하다.
시동생딸도 지난해에 결혼을하여 임신중이다.
어디 여행가기도 불편하니 큰집으로와서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를 모셔야 한다는
것이다.
조카딸이 결혼하여 처음으로 큰집으로와서 차례를 진낸다하니 거절할수도 없는터
그런데 우리 남편은 정말 나쁘다.
왜 결혼한 딸을 친정으로 끌어당기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시댁에서 아침식사를 맞친후 점심때 친정으로 오라고 하는것에 대해 반발을 하였다.
이것은 우리 집안 내력이다.
우리 시어머니때부터 결혼한 딸을 친정으로 끌어당겨서 사돈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물론 며느리인 나는 절대 친정에 보내지 않고 연휴 끝까지 잡고 있었다.
이유인즉 자기 딸들 밥해주라고.
이럴때는 시어머니에게 욕을 해야하는데 뭐라고 욕을 해야하는지
아주 나쁜 욕이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시어머니는 자기사위 밥상차려 주는것도 꼭 나한테 하라고 했다.
한번은 시누이가 지 남편 밥상을 차려주었다가 노발 대발 난리가 났었다.
나는 그때 그 불편함과 분노를 꾹 참았는지.
나도 그때 울고 불고 난리를 쳤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꼬박꼬박 그일을 해냈지만
내딸이 장성하여 결혼을하게되니 내딸 치닥거리도 바쁘다.
이제 안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딸을 사돈네집에 붙여버렸다.
우리 사부인은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한다.
아들만 둘인 집안에서 개나리같은 며느리들여서 해외여행까지 가니 얼마나 좋겠는가.
다행히 결혼한 조카딸도 시댁에서 명절날 아침식사는하고 친정에가라는 명절이 하달되었다.
그리하여 컴딱지처럼 달라붙던 딸들을 사돈네 집으로 떼어 넘겼다.
앞으로 큰일이다.
우리남편은 대가의 온 가족을 우리 솥단지에 붙이려 한다.
미쳤다.
마누라 늙는 생각은 추호도 없고
그까짓거 일년에 몇번가지고 뭘 그러느냐는 것이다.
내가 기가 막혀서
자기가 자기 가족들은 끌어당겨 보듬고 싶으면 나의 애로를 이해해주고 어려움을 감싸
주든가.
동서에게 전화가 왔다.
"형님 그동안 너무 고생하셨어요.
내가 조금 거들어 드릴께요.
명절때 제사는 형님이 모시고 형제들 치닥거리는 제가 해볼께요."
동서가 고마웠다.
이것도 쉽지 않을텐데........
가을단품님이 말씀을 하셨던것처럼 끊임없이 남편분을 설득을 시켜야죠.. 여기에 쓰셨던것처럼 다 말씀하며 그동안 너무나 힘들었다고 그리고 이제 몸도 따라주지 않아 더이상은 못한다고 선언하셔야죠..
마음도불편하고 다행히 시동생이 이해를 하내요.
그동안 한것도 많이 했다고 일을 줄이라고하면서
세배돈을 다 주더니
조카딸이 와서 또 세배돈을 주내요.
지가 시집을가보니 큰엄마 그동안 살아온 삶이
장난이 아니었다하면서 용돈을 내미는데 기분이
아주 이상했어요.
코를 쭉 뺀 남편이 불쌍하고 불편하고 그렇치만
또 이해받는 쪽도 있내요.
시간이 많이 흐르면 편안해 지겠지요.
그린 플라워님, 마음 써주시어 감사해요.
참 고약한 시댁들이 있기는 해요.
당신 딸들 시중하라고 친정에 못 가라하고....에휴~.
지금도 그런 시댁이 있군요 ㅜㅜ.
연세도 드실만큼 드셨는데 늘 글을 쓰시고
우리의 롤모델이 될것 같아요.
많이 배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을단풍님~!
쩌~기, <새로 올라온 댓글>에 만석이를 거론하셨기에 깜짝놀라서 텃치했더니,
가을단풍님이셨군요.
예. 나이도 들만큼 들었는데 떠나라 하지 않으시고 ㅎㅎㅎ.
위의 님의 글은 칭찬이지요? 분에 넘치는 칭찬 감사합니다.
이제 머잖아 치매도 걱정할 나이라서, 용을 쓰고 기를 쓰며
아예 아컴에 철퍼덕 주저앉았습니다 ㅋㅋㅋ.
좋게 봐 주세요. 저도 님께 감사드립니다^^
제 동서는 전 기대조차 안한지 오래 되었습니다
남편분은 그 남자의 허세가 꺽임 날개를 잃어버린것이 될거에요
낰자의 허세죠
대부분은 은퇴하고 아내한테 맞추어 살려고 하는데 아직도 그럼 이미 고정화되서
모든일가들 끌어안고 폼잡고 싶어하는 그 심리
저의 남편도 비슷 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좀 변하기는 했죠
딸애가 아픈 와중에도 은근 차레 했음 하는것을 왜 모를까요
사실 제가 더 마음이 허전해서 그나마 명절은 집에 있으니 간단이 준비해서 차레를 하긴 하네요
처음에은 안한다고 내가 힘들어서 안된다고 하더니 속마음은 아닌것을 알지요
대신 시가 식구들은 오지 않기로 했죠
아이도 싫어하고 많은 사람 모이면 아이한테 안좋으니까요
단풍님이 결단 내리셔야겠네요
등돌리던지 말던지 딸도 못오게 하는 판에 조카들까지 아니지요
그동안 너무 편하게 잘해주셨나봅니다
요즘 세대들 오라고 해도 안오는데 결혼해서도 큰집이라고 오는 요즘 세대 특별하기는 합니다
그만큼 단풍님이 너무 잘해 주신 것이 되네요
예전 시어머니들은 참 왜그런지
안그런분도 있었겠지만
지인중에 명절이야 당연 지사고 시누이들 뒤치닥거리 하라고 친정에도 안보내는 것이야 그렇다쳐도 모든 며느리 다 붙들고 그랬죠
그애가 맏이오 아니고 막내며느리 였는데 하필 시어머니 생일이 친정엄마 제사날인데도 열외가 되지를 않았어요
정말 지독한 경우죠
차례를 끝내고나서 입이 댓발나온 남편때문에
마음이 편치않아요.
세번다님
올해엔 따님의 쾌차소식을 듣기 바래요.
건강관리 잘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