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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가랑잎으로도 때지리 말라


BY 가을단풍 2021-07-04

언젠가 "아이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었다.
이는 탤런트 김혜자님께서 아프리카 아이들을 돌보면서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아이의 연약하고 힘없음을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 같다.
오랫동안 그 문장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노인은 가랑잎으로도 때리지 말라"
아이가 연약하고 소중하고 앞으로 미래세계를 짊어지고 나가야하는
이 세상의 꿈나무 같은 반면에 ,한세대를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온. 그래서 삶자체가
마디 마디 피고름이 맺힌 존재가 노인인 것이다,
정말 기가 막히게 아프고 소중한 존재이다.
  우리절에 오랫동안 기도를 해오시던 노보살림들을 뵙게된다.
허리가 구부러저 곧 코가 땅에 닿을 것 같은 보살님.
한생을 촛불처럼 기도와 염불로 지켜온 노보살님들
이분들을 어찌 가랑잎을 던질수 있는가.
가끔씩 노보살림들이 많을 것을 채근하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 한다.
특히 스님이나 신행회를 이끌고 있는 회장님 또는 그 밑에 함께 절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불편하다.
코가 땅에 닿을것 같은 노인은 보행에 도움이 되도록 손을 잡아주지 않으면 곧 쓸어질것
같아 불안하기 짝이없다.
그리고 자식을 얻지 못하여 긴긴세월 어떻게, 어떻게  인연되어 맺은 자손이 있는데
이 보살님은 그 아들을 위해 일구월심 기도를 하셨다.
이제는 그 기도가 노망으로 오셨나보다.
당신이 회장을 맡아야 아들이 출세를 한다고 믿으시나 보다.
간간히 "회장내놔 회장내놔"하며 현제 회장을 맡고 있는 회장님들을 난처하게 하신다.
하다 하다 못해 주지스님께서 "명예회장"자리를 만들어주셨다.
처음에는 좋아라 하시더니 어느날부터 "명예"자를 빼달라고 역정을 내셨다.
그냥 회장이어야 아들이 승진을 한다하셨다.
세월은 흘렀다. 그 아드님이 착실하게 사셨는지 공직생활 열매로 승진을 하였다.
그런데 그 보살님 노망은 끝나지 않았다.
아 ~ 안쓰러워라.
언제부터인가 우리절 문서가 자기것이니 내놓으라고 으름짱을 놓으셨다.
우 ~ 우~ 스님께서 난처하셨다.
이런일들이 중앙으로 보고 되었나보다.
원로 스님들은 그냥 웃으실뿐이다.

  며칠전에 내 생일이 되었다.
저 양반에게 더 늙기전에 공양을 한번 대접하고 싶었다.
이제 얼마 안있으면 거동하기도 어려울듯 했다.
이사람 저사람들을 적당한 이유를 끌어당겨 식사자리를 마련했다.
스님을 비롯하여 여러 보살님께게서 극노한 보살님은 위험하니 빼라고 하셨다.
그러나 노우~
사실 핵심 맴버는 그 노보살님이었기 때문이다.
어렵게 식사자리 맴버가 구성되어 식사를 하는 도중에 얼마나 잘 드시던지
이번에는 사람들이 그 노보살님 체할까봐 걱정했다.
"체하면 병원가면 돼지............"
그들은 안해도 돼는 걱정을 했다.

  나는 노보살림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노후를 본다,
안쓰러웠다.
나 역시 늙어지면 저 보살님하고 똑 같을 것 같았다.
딸아이에게 전화를하여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엄마는 더 할건데, 우리땜에 너무 기도를 많이 해서 엄마는 더 심할껴..." 낄낄 웃었다.
그녀는 내가 우스운가보다.
전혀 심각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언젠가그 보살님이 기도를하던 도중에 춥다고 난로를 들고 다니다가 날로가 쓸어지는
바람에 석유를 법당에 업어놓은 적도 있었다.
화재의 위험성이 있어서 난리가 났었다.
신문지를 이용해서 석유를 뭉쳐내면서 소란이 일었던기억을 떠올리며
그러나 노인은 가랑잎으로도 때리지 말라.
  젊은 사람들이 조금 성가셔도 큰사고 일어나지 않도록 보살피는 일이다.
이런 노보살을 절에서 품어주지 않으면 누가 품어주겠는가.
아! 안쓰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