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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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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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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여름입니다


BY 만석 2021-06-02

코로나 핑계로 납작 엎드려서 집콕 방콕만을 열심히 했습니다.
영감은 오전 오후로 산에도 다녀오고 동네 한바퀴도 돌고요.

나는 집에서 일도 없는 영감 밥만 챙겨주느라고 이게 뭡니까. 심통이 났지요.
나도 마지막 자존심에 안간힘을 쏟고, 겨우 아침 한끼는 이제 완전히 자유로와졌습니다.

그러나 쌀은 어제 저녁에 씻어서 솥에 앉혀 놓고 반찬 챙겨서 먹게 해 놓으니, 밥만 익혀서 먹는 것인데도 자기가 아침은 해 먹는다고 하네요 ㅎㅎㅎ. 그래도 시누이들 앞에서는 그리 한다 소리 하지 않고 말 조심하데요 ㅎㅎㅎ.

나는 괜찮은데. 이제 늙으막에 뭐, 무서운가요? 천만에요. 허긴.  다섯 시누이가 한마디씩만  해도 씨끄럽긴 하겠지요. 다섯 시누이들 앞에서 남편은 제왕으로 자랐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나도 대단해요. 제왕을 부리고 사니ㅋ~.

그러나 이러다가는 제가 재미가 붙어서, 또 다른 변수를 노릴 것 같아서 나도 내가 겁이 납니다. 코로나는 아무리 기다려도 달라지는 건 없고, 하여 조심조심 조금씩 움직이라는 아이들의 뜻을 따르기로 하였지요.

그래서 오늘부터 좀 움직이려고 챙겨 입고 나섰습니다. 인파가 적은 곳으로 한적한 곳으로 무조건 걸었습니다. 너무 챙겨 입었나? 무지 무지 덥습니다. 한 여름 같습니다. 땀이 줄줄 흐릅니다.

'빠른 걸음이 좋다지요? 팔도 많이 움직여야 좋다는구먼요.'
그러나 걷지 않다가 걸으니 얼마 가지 않아서  골반이 시큰 시큰했습니다.

이제는 '무리'가 제일 무서운 적이라서 그만 돌아서고 말았지요.
가는 길은 사 십분 걸렸는데, 돌아오는 길은 한 시간이나 걸렸습니다요.

만보걷기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우선은 한 시간 걷기가 안성맞춤이겠습니다.
그래도 시작은 했으니 이제부터는 매일 운동하고 나서 저녁밥 준비하는 걸로 작심했습니다.

집 나가면 큰일 나는 줄 알고 꼼짝 못했더니 바보가 다 되었습니다.
백신 주사 맞느라고 샤워를 못했다가 오늘 씻으니 저녁밥은 꿀맛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