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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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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며느님은 여우과


BY 만석 2020-07-10

"에미 집이냐?"
"예."
"아, 그럼 대문 좀 열어라."
"예."

콜라비물김치가 아직 익지는 않았는데도, 그런대로 먹을만은 하다. 저녁을 먹을 때 상에 곁들여 먹으라고 하고 싶어서 불렀다.

나는 특별한 일이 아니고는 아래층엘 드나들지 않는다. 아무리 만문한 며느리라도 나는 시어미가 아닌가. 감추고 싶은 것도 있을 터이고 보이고 싶지 않은 것도 있겠기에 웬만해서는 출입을 않는다.

에미가 저녁을 차리나 보다. 아들과 손녀딸아이가 문을 열고 나온다. 물김치 한 병을 안겨주고 돌아선다. 아직 저녁 전이라 하니 어서 저녁들 먹으라고 손을 흔들어 이르고 돌아선다.

겨우 계단을 오르고 현관문을 닫는데 카톡이 운다.
"어머니. 콜라비물김치 잘 먹겠습니다~^^"
"맛이 어떨지...*^.^*"

내 문자를 결코 씹는 일이 없는 그녀가 이렇다저렇다 말이 없다.

한 시간이 지났으려나.
"어머니. 콜라비물김치가 아주 맛있었어요^^" 맛이 어떨지... 걱정하는 시어미에게 며느리의 답이 이제야 온 것이다.

"저녁에 물김치하고만 밥 먹었어요^^"

그랬단다. 물론 맛이 없었어도 맛이 있었다고 해야지. ㅎㅎㅎ. 그 맛에 나는 자꾸만 퍼다 주고 싶은 게다. 그러고 보면 내 며느님도 '여우과'아냐? 허긴. 여우랑 사는 게 곰이랑 사는 거보다 나은 법이렷다. 현명한 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