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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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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20-06-11

이른 아침 옥이가 일어나 눈을 비빈다 어린애처럼 오늘도 옥이는 "여보~~"부른다 신랑은 벌써 옷을 입고 큰돌이와 나갈준비 한다"잘 잤어 괜찮아 컨디션? 나갈수있겠어?"신랑이 옥이 몸을 체크한다
"일어나보고"옥이는 살며시 다리를 주무른뒤 침대에서 두 다리를 내려놓고 흔들고 그리곤 일어서본다
"여보 안되 오른쪽 다리가 안펴져 무릎뒤가 안펴져 굽히는건 되는데 펴지질않아 자기 혼자 갔다와"옥이는 다시 침대로 구부려 들어가서 두 다리를 굽힌다 신랑은 시루묵하게 큰돌이를 부른다"큰돌아 가자 ㅇ 여사가 오늘은 힘들어서 아야 한데 아저씨 하고 둘이 갔다오자"큰돌이가 옥이쪽을 보고있다가 꼬리를 살랑 한번 흔들더니 이내 나가버린다 원래 큰돌이는 꼬리를 잘 안쓴다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어 본적이 없다 꼬리는 왜 달고 다니는건지 언제 쓰려고 안쓰고 저러는지 알수가 없다
새벽빛이 창가로 새어 들어와 옥이를 비추어준다
파르스름한 빛 옥이가 물끄러미 처다본다 그러다 다리를 주무른다 그러다 이내 일어나 옆에 있는 1키로 짜리 아령을 들어서 다리를 두두린다
시원한지 더 세게 두두린다
"이제 좀 시원하네 진작 아령으로 두두릴걸 이렇게 쉬운걸 참내 어쩜이리 시원해 신랑보고 주물러 달라고 사정 안해도 되고 부담 .미안함 없어도 되고 이거 정말 좋은 기구네 "옥이가 웃는다
저렇게 아픈데 잠시 아주 잠깐 아령으로 근육통을 없애면서 행복해 한다
옥이는 정말 행복할까 ?....
신랑이 운동에서 들어오고 큰돌이가 침대로 뛰어와 옥이 얼굴을 핱는다
"오구오구 우리 큰돌이 아줌마 빼고 운동 잘 갔다왔어? 우리 작은아들 아고 이뻐라 이제 물먹어 물먹어 알았지? 큰돌이가 침대에서 내려가 물을먹는다
신랑은 그저 밭솥에서 밥을 푸고 반찬 세가지를 내 놓고 아침을 먹는다
가난하게만 살아온 옥이 일살에서 반찬이 세가지넘는건 사치라고 늘 생각하고 더 넘지 않게 한다
국과 김치 그리고 나물 물김치 이렇게 세가지 날마다 반찬이다르지만 세가지 넘으면 먹지도 않고 남고 경제적으로 사치라고 생각하고 옥이는 한번도 그걸 어긴적 없다
옥이는 밥을 잘 못먹는다
약에 취해서 밥맛도 없고 먹기도 싫고 아침을 먹으려면 먼저 약이 떠오른다 밥을 먹는게 아니라 약을 먹기 위해서 밥을 먹으니 더 그렇다
신랑이 출근을 한다 "갔다올게 아프면 병원가봐 참고 있지말고 더운데 빨리 갔다와야해 기름값 아낀다고 걸어가지말고 영양제라도 한개 더 맞던가 알았지? 이따 전화 할게 "
"응 알았어 돈 많~이 벌어와 병원갔다주게 ㅎㅎㅎㅎ"
"ㅎㅎㅎ 그놈의 병원 알았어 많이 벌어올게 병원가 "
"다녀와요"
"큰돌아 아줌마 아프니까 조르지말고 집에 가만히 있어야 해 알았지 아저씨 오늘도 일찍오니까 기다려 "
큰돌이하고 인사를하고 나간다
"아마 전생에 부인이었나바 저렇게 살뜰히 챙기면서 인사까지 굽신거리고 하는걸 보면 ㅎㅎ"
신랑은 아무말없이 갔다
옥이가 화장실을 절룩거리며 간다
"이렇게 아플때 목발이 있으면 좋겠다 짚고 다니면 한발로 다녀도 될텐데"
옥이가 화장실로 가서 오른쪽 발을 구부린체로 볼일을 보고 식탁으로 간다 침대까지 가기가 쉽지않아서다
35년째 병마와 싸우는옥이는 약도 늘고 병도 늘고 수술도 많이 하고 울기도 하고 하소연도 하고 화도 내고 죽기도 여러번 했다
이젠 내 병이다생각하고 지낸다
"내가 걸리길 잘했지 다른사람이 걸렸다면 얼마나 힘들고 아파서 고통을 참을까 이젠 내가 걸려서 오래 되었으니 참 다행이다 이젠 병과 같이 가야지  내가 이렇게 아프고 아픈데 정말 잘 됐어 "옥이가 혼자 뇌까린다 그리곤 다시 일어나 침대로 향한다
겨우 눕고 리모컨으로 티비를 켠다
티비소리에 옥이는 간밤에 못잔 잠을 자려는것이다 딱히 할일도 없고 할수도 없으니 옥이가  그냥 그렇게 있는것이다
옥이는 바지런스럽고 빠르고 급하고 일 잘하고 정도 많고 잘 웃고 눈치도빠르고 바른말도 잘하고 술은 못하지만 술자리 좋아하고 수다도 잘떨고 키도 작고 뚱뚱하고 가슴도 크고 얼굴도 동그랗고 머리는 단발이고 피부는검고 볼품없는 옥이지만 그래도 옥이는 사랑스럽고 귀하고 소중하단걸 옥이는 알까 모른다
옥이가 잠이든다 어느새 아침햇살은 방안을 훤히 밝혀놓고 통창으로 떠오르는 햇빛은 저금통 돼지 똥구멍을 쑤시고 들어간다
오늘도 옥이는 언제 다리가 펴져서 돌아다닐까 돌아다녀야 마당과 거실 침대 화장실 ㅎㅎㅎㅎ
옥이가 오늘은 아침을 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