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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서 만났습니다


BY 바늘 2019-09-29


  종로에서 만났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퇴근 후 근무지인 마포 상암에서 종로까지 바쁜 종종걸음을 하였습니다

종로 3가 5호선 3번 출구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하도 오랜만에 뵙는 분이라 나를 알아나 보실까
살짝 염려가 되었던 상황이었는데

도착한 지하철 출구에서 두리번거리는 나를 먼저 알아보시고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시더군요

그리고는 이어 내 모습이 예전 그대로라고 오랜만에 만남인데도 변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마주한 선생님 모습이 그대로여서 한결 말 건네기가 편안해서 좋았답니다

버킷 리스트(The Bucket List)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2007년 롭 라이너 감독 저스틴 잭햄 극본으로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 주연의 코미디 드라마로
성공한 흥행작이었던 영화이고

줄거리는 두 말기 환자들이 죽기 전에 꼭 해야 하는 일을 비롯한 그들만의 소원하는 목록을 작성하여
여행을 떠나는 내용으로
그 영화 이후 널리 쓰이게 되었다는 버킷 리스트!

그러니까 종로에서 뵙게 된 선생님은 바로 나의 버킷 리스트 1번이었던 희망 목록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꼭 뵙고 싶었던 분이었기에

지난 7월 중순경 여름이 한창일 적에 연락을 드려 한번 뵙자 프러포즈를 하고 그동안 뭐가 그리
바쁜지 차일피일 미뤄오다가 조석으로 찬바람이 부는 9월 가을로 접어들어서야 선생님을
만나 뵙게 되었던 겁니다

선생님은 출판사를 운영하시는 대표님이시고

나는 오래전부터 말이 씨가 된다고
주변 지인들에게 나는 회갑이 되면 그동안 써왔던 글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볼 거야~
입버릇처럼 이야기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말할 때 회갑(回甲)이라는 나이가 나와는 마냥 멀게만 느껴졌었고
아주 먼 훗날 이야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유수처럼 세월은 흘러 목전에 그날이 성큼 다가와 있고

얼추 20년 가까운 날들 속에
삶의 희로애락을 글로 펼쳐 그 안에 나의 눈물과 웃음의 흔적이 470편이나 남겨져 있으니

나의 버킷리스트 1번을 실행에 옮기기에 어쩌면 최적의 시기가 도래했다고 판단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선생님은 발행 부수를 크게 천권 단위로 이야기하셨지만

내가 생각하는 희망 사항은 소규모로 개인 수필집 정도 예상하였기에 그 안에
몇 편 정도 에세이를 옮겨 담을 수 있는지 여쭤보았더니
그럴 경우 35편 정도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다음 달 10월 중에 실려질 글을 발췌해서 다시 한번 미팅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내년 1월이 회갑이고 올해 12월에 직장에 정년이 있어 퇴직하니까
퇴직 전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도 나눠 선물도 하고

아들과 딸 며느리 사위 그리고 언니 오빠 아울러 내가 아는 지인들에게도
전해주려면 발행 부수를 어떻게 정할까 생각도 많습니다


지난 시절에 많이 힘들어서 죽을 것만 같아서 그래도 힘내고 살고 싶어서
내가 나를 위로하며 써왔던 글을 이제 한 권의 책으로 품에 안으려 합니다


그래서 그리하여 종로에서 만났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퇴근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