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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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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말복이었다


BY 만석. 2019-08-11

나는 오늘 에어컨 바람을 너무 쏘여서 몸이 탈이 났다고 생각했다.
교회에서 부터 기진해서 집에 들어오는 길로 쓰러져  잠을 청했다.

일어나 보니 영감은 저녁을 챙겨먹었다 한다.
기진한 마누라를 깨우지 않고 저녁을 해결했으니 고마운 일이다.

저녁을 대충 한 술 뜨고 나니 밖이 어수선하다.
어머. 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 중이다.

아, 빗님이 오시려고 내 몸이 일기예보를 한 것이었나 보다.
에구. 그런 줄 알았더라면 몸살약이라고 먹고 한잠 잘 것을.

오늘 말복인데  그냥 지난 것이 영감에게 미안해,
수박을 자르랴  아이스크림을 주랴해도 싫다고만 한다.

아니. 이 녀석들은 말복인데 아무 소리도 없었네?!
그럴 리가 없지. 카카오톡이 요란스럽게 장식을 하고 있다.

"엄마. 귀가해서 겨우 성당 다녀와서 뻗었어요.  오늘 말복인데 죄송해요.
내일 출근준비만 하고 청소도 못하겠네요. 몸 좀 풀리면 우리 저녁 같이 자시자구요."

"오늘 말복. 튀김닭이라 한 마리 들고 오지. 아빠가 안되보이잖아."내가 보낸 문자에,
"아, 시골 다녀와서 힘이 들어서 누웠어요. 오늘 말복도 몰랐네요. 죄송해요."큰아들의 답이다.

멀리 있는 큰딸과 막내아들은 바라지도 않지만,
내가 못 챙겼더니... 영감이 안됬다. 내가 먼저 가고나면 늘 저렇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