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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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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 오늘의 일기


BY 만석 2019-05-10

입에서 단내가 난다. 뭐가 그리 할 일이 많은지.
여기도 저기도 치우고 닦고 또 치우고 또 닦고.
아마 난 그동안 도통 치우지는 않고 살았나 보다.

며칠 손 대지 못할 것을 대비해서 아니, 며느님 오르내릴 일을 대비해서
이것 저것 손 볼 일이 너무나 많다. 하루 종일 서성거렸다.
이제야 행주를 삶아 널었으니, 나는 얼마나 한심한 불량주부인가 말이다.

영감이 말한다. 며느리 올라오지 말게 하란다.
어디 내가 올라오라 해서 올라오는가. 
그러나 올라오지 않아도 이상한  기류가 아니겠어?

영감이 또 말한다. 당신이 한 술씩 해 먹겠다 한다.
허긴. 그게 더 편할 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모른 채하면 것도 서운하지.

며느리가 밥해 놓으면 맛있게 다 먹어치워라했더니.
밥하는 사람은 남긴 음식 처치하기  제일 싫은 법이라고 일렀더니
영감이 다시 말한다. 당신 요새 잔소리가 부쩍 늘은 거 알아?

내일 아침엔 사위가 에스코트를 한댄다. 고마운 일이다.
이럴 때는 없앤 애마가 몹씨도 그리워진다. 
차고만 있었어도 그냥 세워라도 두었을 것을.

나는 내가 아주 대범하고 또 대범한 사람인 줄 알았다.
요새 보아하니 아주 볼상없는 소인배로구먼. 
잠이 올 것 같지를 않다. 안되는데. 자야하는데. 고운 꿈을 청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