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렸을 땐 체험학습삼아 강원도 일대를 많이 다녔다.
특히 겨울엔 스키의 계절이니 당연 강원도를 자주 찾을 수 밖에!
우리가족이 좋아하는 둔내 자연휴양림은 사계절이 모두 좋지만,
특히 겨울에는 흰눈 속에 잠긴 동네와 통나무집이 유럽의 어느 동네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곤한다.
딸이 유치원 다녔을 때 한창 스키가 붐을 타고 있었다.
그러면 우리는 휴양림에 예약을 해서 그곳에서 짐을 풀고 스키장을 찾았다.
남편은 어설프게 스키를 타는 사람이었고
나머지 우리 셋은 생초짜라서 스키강사를 섭외해서 반나절 스키를 배웠는데
문제는 우리 딸!
겁이 워낙이 많은 딸은 하얀 산을 내려 갈 용기가 없는 것이다.
남편의 손을 잡고 내려가다가 넘어지고,
나의 손을 잡고 조심조심 살얼음 걷듯이 한발짝씩 걸음마 떼듯이 그렇게 스키를 배웠다.
아들은 딸보다 스키를 당연히 잘 타서 남편과 둘이 중급에서 신나게 타고
나와 딸은 초급에서 헤매다가 힘들면
따뜻한 커피와 달콤한 코코아를 마시며 두 남자를 기다렸던 12월의 어느날
지금은 그런추억만 야금야금 먹으며 각자 놀고 있으니
어린자녀를 둔 그대들이여
이 겨울 떠나세요~~^^
몇 년을 그렇게 신나게 다니다가 언제부턴가 아이들은 커가고 바빠지니
스키장도 멀어졌다.
그러다가 우리조카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스키장을 간 게 마지막인걸 보니
시간이 꽤 흘렸네.
글을 쓰다보니 스키장에 가보고 싶어진다.
스키장 입구에서 먹었던 곤드레비빔밥도 입맛을 돋구었고,
동서와 카레를 만들어 먹었던 기억도 멋지게 반짝거리던 루미나리도
각자의 급에 맞추어 스키를 타며 사진을 찍었던 모습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니
이번겨울엔 스키장에 한번 가 볼까?
그런데 참 게을러진게 스키장 가서 이동하고 갈아 입고, 갈아 신는게 귀찮아지니
친구 말처럼 설경과 수다로 하루 보내는 것도 괜찮지 아니한가?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