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어느날 점심, 대충 들어간 멸치국수집
구수한 멸치냄새에
뭐별로 보탠것도 없는 단촐한 멸치국수 한그릇
김구워 놓은거에 파 몇개가 다였음에도 어찌나 맛있던지
게 눈 감추듯 한 그릇 먹고 나오니
새삼스레 옆짚 석화찌는 냄새가
오호
생각보다
빨리 식욕이 살아납니다
깨끗이 씻어놓은 석화준비하고
커다란 찜통에
소금 몇알 넣고 바글 바글 끓여주면
비릿한 바다냄새는 멀리 사라지고
가장 좋은맛
담백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달달한 감칠맛이 우러납니다
석화가 익어가는 동안
참기름에 편마늘 넣어서
무조건 맛있는 사이드메뉴 만듭니다
양미리는
숮불에 얹어서 구워 낸 특유의
쫄깃한 맛에 속살은 촉촉하니 잘익은 뼈까지 씹어먹는 즐거움을 줍니다
정신없이 석하까지 구워먹으면
열 손가락에서
달달한 굴냄새가 진동을 하고
곁들인 간장은
밥 한숟가락으로 남아있는 느끼함을 덜어냅니다
아쉬움이 남는
두계의 계절이 공존하는 요즘은
푸른빛이 도는 매실한알에도
하루의 일과가 즐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