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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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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BY 이루나 2018-03-15

 

 

봄이면 온 천지가 꽃밭으로 변한다. 개나리, 진달래, 목련. 민들레, 벚꽃
아주 어릴 땐 개나리가 제일 좋았다. 아장아장 걸어 나오는 병아리 같기도 하고

시선을 확 당기는 선명한 노란색이 마치 발랄한 왈츠를 보는 듯 귀여웠다.

12세 숙녀가 되고 보니 개나리 보다 진달래가 더 이뻐 보였다. 연분홍, 또

진분홍으로 수줍은 듯 꽃 망울을 터트리면  슬픈 듯 아픈 듯 오묘한 충동으로

진달래 앓이를 했었다. 왜 진달래가 슬프게 보였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짐작건데 어린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부모님들의 불화가 마음 깊은곳에

슬픔을 끌어 올려 감성을 흔들어 놓은탓일 것이다 .  귀엽고 앙증맞은 개나리가

10대라는 느낌 이라면 진달래는 처연한 모습으로 마음속 아픔을 감추고

있는 슬픈 처녀의 느낌 이었다.

삼십 대를 지나면서 어느 날 문득 마주친 목련이 나를 슬프게 했다. 잎새 하나

피워 올리지 않고 보일 듯 아니 보일 듯 희미한 빛깔로 커다란 꽃송이를 힘겨운

듯 물고 있다가 한줌 봄바람에 후루룩 꽃잎을 날려 버린다. 작은 꽃송이로 보일

듯 말 듯  짱짱하게 땅에 붙어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민들레는 얼마나 장한가

꽃인가?  꽃잎끼리 서로를 부둥켜 안은 채 소담스레 무리 지은 벚꽃은 외롭진 않겠다.

기쁘고. 슬프고. 아름다운 봄꽃을 기다리고 마음에 담으면서 나이가 차곡차곡 쌓이던  

어느 훗날 꽃보다 아름다운 것 이 사람이란 걸 알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사람이다. 상 어떤 사람도 꽃을 보면 좋아하고 웃는다. 나도 그런 꽃이고 싶다.

누군가에게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줄 수 있는 삶이라면 꽃보다 아름다울 것이다.

"사람의 가치는  무얼 받을 수 있느냐 보다 내가 무얼 줄 수 있냐에 달려 있다"라는

아인 슈타인의 말처럼 넉넉한 마음의 품을 내어줄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꽃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