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골아줌마 강남 대로를 헤메인 글을 써 놓고 8시 50분쯤 집을 나섰다 .
터미널로 가서 9시 10분에 출발하는 성남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야탑 터미널에서
막내 여동생을 만나 두어달전 눈을 다쳐 몸이 안좋은 큰언니를 보러 경기도 광주에
가서 언니 얼굴을 보고 세 자매가 막내 여동생의 차에 올라 점심을 먹으러 나와
도착한 식당은 낙지 집이었다 . 자리를 잡고 앉아 낙갈찜 이란걸 시켰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김이 무럭무럭 나는 낙갈찜이 나왔다 .
아침을 거르기도 했고 시간이 12시 30분도 넘어 시장하던터에 두어번 젓가락질을
하는데 전광석화처럼 스쳐가는 생각 ..... 어제 저녁에 먹던 달팽이국을 저녁까지 두면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한번 끓여놓고 가야지 하면서 스텐리스 냄비에 가스불을 붙여 놓고
그냥 나온게 생각났다 .머리가 휭 하면서 몸이 붕 뜨는 느낌이 온다 .튕겨져 일어나면서
휴대폰을 들고 식당 밖으로 나오면서 저장해둔 아파트 관리실을 눌렀다 .
가스불을 켜놓고 서울까지 왔어요 . 우리집 좀 가보세요 . 비번을 불러주고 내 폰번호를
불러 주었다 . 5분 , 6분 내 몸의 피가 다 빠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
기다리다가 혹시 사태가 안좋아서 경황이 없는걸까 ? 숨을 고르고 다시 전화를 했더니
"불을끄고 문은 다 열어 놨어요" 한다 .그자리에 털썩 주저 앉고 싶은걸 억지로 참고
자리로 돌아가 불은 안났다네 하고 숨을 휘유 쉬고 나니 목이탄다 .
7시 30분 막차에 올라앉아 다시한번 생각해 봐도 끔찍했다 .
학교 다닐때도 그 이후에도 기억력 좋기론 둘째 가라면 서러웠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바보가 되었을까 ? 하마터면 나도 남도 모두함께 큰 피해를 볼뻔 했구나 자괴감이
들었다 . 9시가 조금넘어 집으로 돌아오니 들어서는 순간부터 온 집안에 박혀있는
냄새가 나를 덮쳐온다 .밤새 코 끝을 스치는 냄새에 잠을 설치고 낮에 음료수를 한박스
들고 관리실을 찾아가 고맙다는 인사를 했더니 조금만 늦었어도 불 날뻔 했어요 하면서
다행히 손잡이나 그런곳에 플라스틱 같은것이 안 붙어 있어서 천만 다행 이었다고
위로를 한다 . 낮에 나가면서 신발을 신고 나가다가 다시 들어왔다가 갈팡 질팡 했다 .
나가서도 내가 잘 하고 나왔나 하는 생각에 자꾸 불안한 것이 이 트라우가 나를
한동안은 지배할것같다 . 내가 왜 이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