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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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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반듯한가요?


BY 마가렛 2017-08-10

양손에 아니, 양어깨가 무겁다.

한쪽 어깨에는 장바구니가,

다른 어깨에는 천가방으로, 거기에다 비가오니 우산까지 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데 젊은엄마와 꼬마가 탔다.

아니, 그전부터 내 앞에서 거닐던 모녀이기에 나는 그들을 보고 있다가

내가 먼저 현관문 번호를 눌렸다.

엄마가 아이에게 우산을 들려주고 아이의 유치원 가방까지 들고있기에 내가 좀 배려하자는 차원?에서..ㅎ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가 내릴 층을 누르고 그들을 보면서

"안녕하세요~?" 웃으면서 인사를 하니 엄마가 엉거주춤한 표정으로 인사를 한다.

아이는 나를 말똥거리는 눈으로 쳐다만 본다.

"안녕하세요? 하면서 인사해야지.." 최대한 상냥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니

그제서야 아이가 "안녕하세요?" 하는데 입으로만 인사를 한다.ㅠㅠ

'어머나! 우리나라 유치원 교육이 아직도 이러면 곤한한데'

다시한번"배꼽인사 해야지요. 안녕하세요~" 속으로 씁쓸하게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니

아이가 제대로 인사를 한다.

그제서야 내마음에 들었다.

모녀는 나보다 위층에 살아서 내가 먼저 내리면서

또 인사를 했다.

손을 흔들면서 "안녕~"

엄마가 안녕히 가세요 하니 아이도 따라서 인사를 한다.

예쁘게 웃어주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나의 임무 완수.

 

나 어릴 적에 집에 손님이 오시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녹음기 돌리듯 인사를 했다.

행여나 귀찮아서, 몰라서 손님들에게 인사를 안 했다간 무서븐 아버지께 엄청 혼나기에

우린 긴장하면서 인사를 해야만했었는데...

 

그게 습관이 되어 무조건 무조건으로 인사는 내가 먼저!

상대방에서 인사를 받든 안 받든 내가 할 도리는 해야 된다는 나의 엉뚱한 지론.

아버지가 나를 이렇게 만드셨다..ㅎ

 

솔직히 엘리베이터에서 모르는 이웃을 만나면 엄청 쑥스럽다.

그것도 남자면 더욱 어색하다.

잠깐동안의 그 미묘한 공기가 싫어서 난 무조건 인사를 하거나 목례를 하니

상대방에서도 인사를 한다.

 

며칠 전에 어떤 아저씨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남편과 외출했다가 함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어서 덜 어색했지만

우리가 먼저 인사를 건네니 그쪽에서도 인사를 하는데

우리가 내리면서 잠깐 목례를 하니 남자분이 " 또 뵙시다~" 하신다.^^

기분도 좋고 저런 인사법도 괜찮다 생각했다.

그 남자분이 우리보다 조금 나이가 있어 보여서 전혀 불쾌하지 않았고

아! 저분은 인사하실 줄 아네...하는 생각이 든다.

인사하고 뺨 맞는 일은 없다고 했다.

서로 인사하면서 잘지내면 얼마나 좋아요.

돈드는 것도 아닌데...

 

"안녕하세요!"~~~^^

"저녁 맛나게 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