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한 점 불지않기에 너무 조용한 화요일,
나무라도 흔들리면 그래도 노란 단풍잎을 바라보면서 이제 떠나가는 가을에게
내년에 다시 보자고 인사라도 할것 같지만 오늘 아침의 분위기는 삭막하다.
아침에 식사할려고 냉장고 문 열어보니 제대로 된 반찬꺼리도 없다.
냉동실에는 어제 겨우 한개 남겨주었던 냉동새우만두 하나가 나를 찾는 소리가 들리지만
오늘 아침에는 외면해버리고 베란다쪽으로 걸어가서 햇빛을 맞이한다.
겨울이라 그런지 햇빛이 강하지 않지만 그래도 아침의 햇빛은 남자인 나에게
여자의 손길을 이루만져주듯이 한결 부드럽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으면서 점심떄 뭘 먹을지 미리 생각하면서 머리속에는
마트에 내려가서 짜파게티 하나 사오면서 점심은 대충 이걸로 때우고
저녁에는 내가 가끔 들리는 1900냥 고깃집에 내려가서 삼겹살 4인분하고 밥먹고
어둠이 내려진 밤에 올라오는것이 좋겠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요즘 어머니가 몸이 편찮는데 부모도 자식 말을 잘 들어야하는데도 울 엄마도
참 지지리게 아들 말 듣지 않는다,
그래도 이 아들이 엄마생각에 죽도 끊여주고 물도 챙겨주면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라고
그렇게 신신당부하는데도 웬 고집이 그리도 하늘 높을까.
사람이 제시간에 식사하지 않으면 속쓰린것은 당연하고 몸도 축난다는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하는 말이 자식들은 다 소용이 없단다.
부모에게 잘해주고 인정받지 못하는 이꼴은 어디가서 하소연해야 할까.
요즘 들어서 밥맛이 없는것이 밥이 입안에 들어가는것과 동시에 까끌하면
밥 공기속에 들어있는 이 밥 언제 다 먹을까 싶지만 그래도 병원가서 투석할때
병원에서 주는 식사는 바닥이 보일정도로 비워버리는데 장소탓을까.
쓸쓸한 바람이 부는날에는 누군가 나에게 밥 사줄것이니까 나오라고 하면
신발끈 묶지도 않는채 나갈것 같다.
예전에 어떤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이 라면을 먹다가 갑자기 행동을 멈추고는
뭔가를 생각하다가 울어버리는 장면에서 사람이 하루를 살아가면서 외로울때
혼자 서럽게 울고싶을때가 있듯이 나도 그렇게 해버릴까라는 상상했었지만
그건 분위기가 조성이 되어야 울지 울고 싶다고 울지 못한다.
이제보니 벌써 12월,
웬 세월이 그리도 빨리 흘러가는지 이제 또 한살 더해지는구나
그리고 쓸쓸한 허리는 이제 아픈것도 모른다.
오로지 오늘 점심 짜파게티 생각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