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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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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7일-그때의 난 또 어디로 갔을까


BY 사교계여우 2016-10-27

10월27일-그때의 난 또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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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칼칼한 청양고추를 넣은
 냉칼국수처럼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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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하고 때론 매섭지만 정신은 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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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면 가을 세발낙지는 울퉁불퉁 힘이 세다.
 산 것 통째로 먹는 맛이 으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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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나무젓가락 위쪽을 조금 벌린 뒤,
그 사이에 낙지 목을 잽싸게 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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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낙지 8개 다리를 손으로
한두 번 훑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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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낙지다리를 새끼 꼬듯
지그재그 식으로 엇갈리게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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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기름장에 찍어 한입에 날름 넣은 뒤,
머리통부터 우걱우걱 천천히 씹는다
(다리부터 먹다간 숨 막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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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런날엔 김치전이 있어야 한다.
아니면 고구마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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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는 이렇게 가을이 깊어져 스산해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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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뜻한 장판에 배를 깔고 만화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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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는 간식을 먹고
눈은 황미나 강경옥 신일숙 김혜린 등이 선사하는
영혼의 자양분을 섭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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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문화’ 만화방은
지금쯤 어떻게 변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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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책에 푹 빠져 엎드린 채
책을 읽는 아이에게 야단만 쳐 대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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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난 또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