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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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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세상에 혼자 남겨진 나를 발견했다.


BY 새우초밥 2016-09-22

 

    어두운 새벽에서 밝아오는 아침으로 넘어가는 그 시간에 일어나 잠시동안 앉아 정신을 차리고

    의무적으로 행동을 취하듯이 인터넷을 시작한다.

    이주일전 내가 자주 찾아가는 중고서점 근처에 돈까스집이 있는지 지도 검색을 했다.

    어느 동네 지도가 빠르게 인터넷 화면에 작게 보이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몇 군데의 돈까스집이

    보인다.

 

    마우스로 지도를 크게 그리고 정확하게 펼치고는 여기 저기 둘러보는데 학창시절 나는 특이하게도

    사회책에 부록으로 딸려나오는 사회과부도를 즐겨보는 취미가 있었다.

    대동여지도를 만드셨던 김정호 그분의 후학이 될리 없지만 지도 보는것이 취미였고

    친구집에 가면 벽에 걸려있는 대한민국 지도안에 있는 고속도로 노선까지 보는 특이한 취미를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 마우스로 지도를 움직이고 또 움직이면서 고향집까지 보았다.

 

    어린시절 할머니 덕분인지 몰라도 사람 만나는것이 몸에 베였는지 초등학교 중학생시절 방학때

    시골에 가면 마치 한 고을의 수령이 마을 행차를 하듯이 오랜만에 동네 어르신들을 뵙는다는

    마음으로 누구집 손자라고 말하면 다 알고 있듯이 동네 할머니 집으로 마실간다.

    내가 들어가면 그분들은 오랜만에 보는 누구집 손자에게 온갖 먹을것을 부엌에서 가져오시는데

    그때 가장 많이 먹었던 간식이 바로 고구마였다.

    도시화가 전혀되지 않고 신작로는 자갈길이여서 1시간에 한대씩 올라오는 시골버스가

    지나가면 뿌연 먼지가 집쪽으로 스며들고 아침이면 도로를 따라서 내려가는 시골 누나들의

    등교길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때로는 농사철에 집이 비였을때는 혼자 외로움과 싸우는 일이 흔했고 하루를 어떤식으로

    보냈는지 지금 생각하면 잘 떠오르지 않지만 혼자보내는 시간이 나에게는 많았고

    밤에 잠들었다가 새벽에 일어나 나오면 밤 하늘에 떠있는 수 많은 별들과 오른쪽 하늘에 보이는

    은하수의 무리를 보면서 무서워했던 기억이 있지만 세월이 흘러서 최근에 자주 시골에가면

    그때 손자였던 나를 반갑게 맞이하셨던 동네 할머니들은 그분들 집에서 보이지 않는다.

    20년 30년이 흘렀기에 그동안 돌아가신분들도 많고 동네의 모습도 조금 변했다.

    자주 들락날락했던 마치 운동장처럼 넓고 많은 방이 있었던 어느 아재의 집은

    어느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공터로 남았다.

 

    신작로가 자갈길에서 아스팔트로 변하고 농수로용 물이 흘러가던 그곳은 좁아져서

    내려가지도 못하는데 자길길에서 혼자 서있는 나를 발견했을때 마치 영화속에서 나올것 같은

    아무도 없는 도시에 남겨진 사람처럼 그런 마음이고 오랜동안 간직했던 추억들이

    흔적도 없이 누군가 피우다 말았던 담배에서 흘러나오는 담배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듯이

    그속으로 사라진것 같았다.

 

    정말 내가 살아가는 도시에서 다른 사람들은 전부 사라지고 나 혼자 남았을때 난 무엇을 할까

    예전부터 생각했던것인데 빌딩 사무실에 들어가서 필기구부터 먼저 챙기고 그리고 종이를

    또 오랜시간동안 먹을것이 없는지 찾아보고 영화 나는 전설이다의 주인공 월스미스처럼

    생활할것이고 사람들이 없으니까 일주일에 3번 깍았던 수염깍는것도 귀찮아서 잘 깍지않고

    마치 원시인처럼 살아갈것이고 기름이 남겨진 오토바이나 차량이 보이면 여행간다는 마음으로

    운전도 할것이고 조용하고 적막한것을 즐기는 나에게 혼자 남겨졌다는 현실을 인정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것 같듯이 아스팔트위에서 어린시절처럼 자전거타고 신나게 달리고는

    다시 지대가 높은 곳으로 자전거 타고 올라올때 30년 그때처럼 왜 그리도 힘든지

    마치 아무도 없는 시골 동네에  내려서 끌어도 되는데도 굳히 타고 가는것은 그때를 잊지못하는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