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하늘이 저렇게 예쁠까?
어제의 빗소리와 함께 베란다 창을 호스로 쫙 뿌린 넓은 창문에 비추는 초가을 하늘은
나의 마음을 살랑살랑 흔들어 놓는다.
괜시리 콧노래까지 나오고 갓 내린 커피를 머그잔에서 예쁜 잔으로 옮겨 음악을 틀어놓고
이곳에 머무른다.
조용한 시간에 산들거리며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나를 평안하게 위로해주니 그얼마나 좋은가?
정수기 철수 이후 보리차를 끓여야 하는 새로운 일이 하나로 추가 되었지만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물이라
좋고 오래간만에 먹는 보리차의 구수한 맛이 또한 좋다.
온라인에서 생수를 주문하려고 보니 얼마전에 주문한 가격보다 살짝 올랐다.
생수가 동이 났다느니 하는 보도 때문에 생수회사에서 또 이틈을 이용해 가격을 올린 것 같은데
이또한 우리의 일상이 되어 버렸다.
딸에게 보내는 기초화장품을 살 때 받은 샘플을 사용해 보니 좋아서
가격도 착하니 한 번 써보자 하는 마음에 냉큼 사서 발라보니 처음엔 괜찮더니 역시 내 피부엔 무리수다.
처음에 한 개의 반점이 콧등에 올라 오더니 이삼일 지나니 여기저기서 발긋발긋 춤을 춘다.
한방기초화장품 샘플을 찾아보니 내가 원하는 크림이 없다.
할 수 없이 다른 브랜드 제품을 얼굴에 바르니 금방은 촉촉한데 얼마 후엔 얼굴이 조인다.
이럴줄 알았으면 며칠 전에 화장품 코너에서 살 껄 그랬나 싶다.
나이가 있어서 이젠 한방만 써야되나건가?
아님 나의 얼굴상태가 지금은 지쳐서 그런건가?
피부과에 가려다 그냥 마음 편하게 있으면 진정되리라 생각하고 참아보기로 했다.
옆에 있던 폰에서 톡이 울린다.
오늘 축일을 맞는 친구의 축하인사 톡이다.
좋은일엔 꽃다발도 기쁜 인사가 하루를 즐겁게 해준다.
나도 기쁜마음으로 친구의 축일을 축하해준다.
늘 맑고 감사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배우면서 좋은 일만 생각해본다.
작년의 오늘을 생각해보니 딸과 함께 보냈는데
지금의 나는 아들과 함께 있다.
내년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8월의 후반부를 보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