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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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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BY 그대향기 2016-08-29

 

 

 

하~이거 참

단 사흘 동안에 날씨가 이렇게 바뀌다니.

아직 늦더위야 남았겠지만 낮에도 에어컨을 안 틀어도 되다니

푹푹 삶던 낮 기온이 딱 살기 좋은 날씨가 되다니요~

 

비가 이틀 동안 왔다.

밭작물들이 타 들어간다고들 걱정했는데

이틀 동안 내린 비로 모두 해갈

가뭄에 밭만 마르는게 아니라 사람들도 볕에 타는 것 같았다...

 

여름이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사람이 죽어가고 에어컨 과열로 불이나고

선풍기가 돌다가돌다가 더는 못 돌겠다고 터져버렸다.

여름이 겁난게 아니라 무서웠다.

 

이러다가 정말 무슨 큰일이 날 것만 같았다.

일사병으로 동네 아저씨가 일하던 밭에서 죽었고

그 쓰러진 밭에 묻혔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밭주인이다..

 

우리는 그럭저럭 이렇게 살다가겠지만

우리 다음 그 다음 세대들이 걱정이다.

더 더워지고 악질적인 병충해도 더 많을거라는데

얼마나 더 독한 약들을 지어내고 먹어야할지...

 

올 여름 나는 말벌에 여러번 쏘였다.

화단에 풀을 뽑다가 6방

집에 화초에 물 주다가 3방

산에 가서 또 3방.

 

이제는 풀밭에 들어가는게 겁난다.

언제 윙~~하고 날아들지 모르는 일

한두마리도 아니고 떼로 덤벼드니 처치곤란

안방 추녀끝에도 축구공만한 말벌집이 있어 제거했다.

 

화분 장식대 밑에 또 하나

나는 그것도 모르고 그 앞에서 물 주다가 기겁을 했다.

이른 아침이라 정신이 덜 든 상태였던지

서너마리가 나왔다가는 들어가더니 곧 떼로 날아나왔다.

 

엄마야~~

걸음아 날 살려라~~!!! 

물 주던 호스를 내팽개치고 거실로 뛰어 들어왔다.

학생시절 단거리 선수였으니 살았다.ㅋㅋㅋ

에프킬라 에프킬라 어딨어?

 

거실을 오락가락 할 때는 잘 보이더니

급하게 찾으려니 또 안 보이네.

당황하니 있던 자리도 기억이 안나네.

겨우 찾아서 멀리서부터 에프킬라를 뿌리기 시작했다.

 

바쁜 119를 부르지 않고

걍 내 손으로 칙칙치~~~익

후드득후드득.....

에프킬라 한병에 생사가 갈렸다.

 

바닥에는 말벌들 천지다.

독한 놈들은 제법 반항을 한다.

오~~ 그래? 그럼 약을 더 쎄게 쳐 주마.

치~~~~~~~~~익.

 

순식간에 말벌들은 바닥에 널부러졌다.

그래도 조심조심 말벌집은 긴 막대기로 쳐서 떼 냈다.

말벌집 안에는 애벌레들이 꼬물꼬물 살아있다.

너희들도 조만간 날 쏘러 오겠지?

 

애벌레집에도 치익~~~

잔인하더라도 할수없지.

우리 외손녀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옥상에서  뛰어 놀았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나는 손등이 뭐 만큼 퉁퉁 부어올랐고

다리에는 아예 구멍이 쑹~뚫렸다.

얼마나 아프던지...

그래도 벌을 심하게 안 타니 사나흘 가렵고 말았다.

 

날씨가 덥고 이상기온이라

말벌들이 많단다.

그것도 주택가까지 내려 와 집을 짓고 위협적이다.

말벌에 쏘여서 죽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고 들었다.

 

일단 말벌에 쏘이면 그 부분에 열이 엄청난다.

퉁퉁 붓고 가렵고 열은 나고

그게 심한 사람은 죽음까지 이른다니 무서운 녀석들이다.

곧 벌초시즌인데 조심해야 될 녀석들이다.

 

떼로 담벼들어 쏴 버리면 손 쓸 시간없이 큰일 날 것 같다.

이 녀석들을 안 오게 하는 방법 뭐 없을까?

무화과 나무 밑둥에도 말벌집이 있는지

그 옆에만 지나가도 웅~웅~소리가 난다.

 

한창 빨갛게 익어 맛나게 생겼는데

약을 칠수도 없고

먼 발치에서 서너개 따 먹긴 했는데 아까워라.

적게 먹고말지 말벌은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