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거 참
단 사흘 동안에 날씨가 이렇게 바뀌다니.
아직 늦더위야 남았겠지만 낮에도 에어컨을 안 틀어도 되다니
푹푹 삶던 낮 기온이 딱 살기 좋은 날씨가 되다니요~
비가 이틀 동안 왔다.
밭작물들이 타 들어간다고들 걱정했는데
이틀 동안 내린 비로 모두 해갈
가뭄에 밭만 마르는게 아니라 사람들도 볕에 타는 것 같았다...
여름이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사람이 죽어가고 에어컨 과열로 불이나고
선풍기가 돌다가돌다가 더는 못 돌겠다고 터져버렸다.
여름이 겁난게 아니라 무서웠다.
이러다가 정말 무슨 큰일이 날 것만 같았다.
일사병으로 동네 아저씨가 일하던 밭에서 죽었고
그 쓰러진 밭에 묻혔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밭주인이다..
우리는 그럭저럭 이렇게 살다가겠지만
우리 다음 그 다음 세대들이 걱정이다.
더 더워지고 악질적인 병충해도 더 많을거라는데
얼마나 더 독한 약들을 지어내고 먹어야할지...
올 여름 나는 말벌에 여러번 쏘였다.
화단에 풀을 뽑다가 6방
집에 화초에 물 주다가 3방
산에 가서 또 3방.
이제는 풀밭에 들어가는게 겁난다.
언제 윙~~하고 날아들지 모르는 일
한두마리도 아니고 떼로 덤벼드니 처치곤란
안방 추녀끝에도 축구공만한 말벌집이 있어 제거했다.
화분 장식대 밑에 또 하나
나는 그것도 모르고 그 앞에서 물 주다가 기겁을 했다.
이른 아침이라 정신이 덜 든 상태였던지
서너마리가 나왔다가는 들어가더니 곧 떼로 날아나왔다.
엄마야~~
걸음아 날 살려라~~!!!
물 주던 호스를 내팽개치고 거실로 뛰어 들어왔다.
학생시절 단거리 선수였으니 살았다.ㅋㅋㅋ
에프킬라 에프킬라 어딨어?
거실을 오락가락 할 때는 잘 보이더니
급하게 찾으려니 또 안 보이네.
당황하니 있던 자리도 기억이 안나네.
겨우 찾아서 멀리서부터 에프킬라를 뿌리기 시작했다.
바쁜 119를 부르지 않고
걍 내 손으로 칙칙치~~~익
후드득후드득.....
에프킬라 한병에 생사가 갈렸다.
바닥에는 말벌들 천지다.
독한 놈들은 제법 반항을 한다.
오~~ 그래? 그럼 약을 더 쎄게 쳐 주마.
치~~~~~~~~~익.
순식간에 말벌들은 바닥에 널부러졌다.
그래도 조심조심 말벌집은 긴 막대기로 쳐서 떼 냈다.
말벌집 안에는 애벌레들이 꼬물꼬물 살아있다.
너희들도 조만간 날 쏘러 오겠지?
애벌레집에도 치익~~~
잔인하더라도 할수없지.
우리 외손녀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옥상에서 뛰어 놀았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나는 손등이 뭐 만큼 퉁퉁 부어올랐고
다리에는 아예 구멍이 쑹~뚫렸다.
얼마나 아프던지...
그래도 벌을 심하게 안 타니 사나흘 가렵고 말았다.
날씨가 덥고 이상기온이라
말벌들이 많단다.
그것도 주택가까지 내려 와 집을 짓고 위협적이다.
말벌에 쏘여서 죽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고 들었다.
일단 말벌에 쏘이면 그 부분에 열이 엄청난다.
퉁퉁 붓고 가렵고 열은 나고
그게 심한 사람은 죽음까지 이른다니 무서운 녀석들이다.
곧 벌초시즌인데 조심해야 될 녀석들이다.
떼로 담벼들어 쏴 버리면 손 쓸 시간없이 큰일 날 것 같다.
이 녀석들을 안 오게 하는 방법 뭐 없을까?
무화과 나무 밑둥에도 말벌집이 있는지
그 옆에만 지나가도 웅~웅~소리가 난다.
한창 빨갛게 익어 맛나게 생겼는데
약을 칠수도 없고
먼 발치에서 서너개 따 먹긴 했는데 아까워라.
적게 먹고말지 말벌은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