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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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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중고서점으로 가는 길


BY 새우초밥 2016-08-20

 

 

   언제부터인가 책꽃이에 그냥 껌딱지처럼 붙어있게된 책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시간이 멈췄기에 움직이지 못하는 녹슨 기차를 보는것 같다.

   한참때는 책 읽는것이 좋아서 밤 늦게까지 책속에 파묻혀있지 않았지만

   이유도 없이 책 보는것을 멀리하게 되면서 몇 페이지 넘기는것도 싫어졌다.

 

   흔히 하는 말중에 "한때다..."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먹는것이 좋아서 맛있는 음식점 찾아다니는 사람도

   그리고 여행 자주하는 사람도 한때는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움직이지만

   어느순간부터는 실증나는 순간을 맞이하는데 어느날 입밖으로 나오는 말중에

   다 그것도 한때더라라는 말이 나오는것을 보면 질린다는 말인데

   한참 더웠던 지난 8월초 주말과 두번째 주말에 더위를 핑계삼아 해운대에

   새로 생긴 모 기업의 중고서점으로 피난간다면서 갔다.

 

   더위가 다시 사람의 깊은 내면을 꺠우는 이유였을까,

   요즘 나는 더울때 집보다는 그쪽이 너무 좋아서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그쪽에서

   책을 읽는다.

   가끔 기차타고 여행갈때 가방속에 꼭 하나 챙겨가는것이 있는데 책이다.

 

   에세이보다는 소설을 좋아하기에 항상 소설책 한권 넣어가는 습관이 있는 나,

   장거리 여행갈때 그저 창밖을 바라보는것보다는 그 시간을 활용하기 위하여

   3시간동안 책을 읽을때 그때는 하품 한번 보이지 않고 책의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피서 간다는 생각에 발걸음하게 되었던 중고서점 책상에 책 올려놓고

   책 읽는다는 아주 좋은 핑계가 생겼는데 이런 핑계 아니면 또 언제 책과 연애를

   할 수 있을까.

 

   때로는 하품이 솟아지는 책상앞에서 나도 모르게 1시간을 흘러보내면

   마치 학창시절 시험공부한 학생처럼 의자에서 일어나 몸을 이리저리 한번씩

   뒤돌아선채로 움직여본다.

   그리고 또 앉아서 공부하는 학생처럼 책의 활자 하나 하나를 또 읽어가다보면

   8시가 넘어가고 뱃속에서는 배 고프다면서 난리다.

   서점가는 덕분인지 몰라도 저녁식사는 근처 식당에서 해결하다보니

   돈이 더 들어가지만 그래도 사람이 움직일 수 있다는 자유가 어딘가.

 

   다른 사람들의 책 읽어가는 모습을 은근히 훔쳐보기도 그리고 책을 펼쳐놓고

   지도를 크게 보면서 여행떠날 이야기하는 연인의 아름다운 모습도 볼 수 있다.

   철지난 가을 단풍이 한 겨울에 파란 하늘위로 떠도는 배가 될 수 없지만

   난 때로는 나도 그들처럼 같이 책 읽어가는 한 남자가 되고 싶다는 상상을 꾸민다.

  

   늦은 저녁식사하고 싶은 마음에 밑으로 내려오면 뜨거운 열기가 덥쳐오지만

   그나마 시간이 많이 흘러갔는지 열기는 조금씩 식어가고

   집으로 갈려고 버스탔을때 옆에 미인이 앉아있어도 내 사람이 아니기에

   그저 졸면서 그리고 시계를 보면서 시원한 에어컨 안에서 느끼는

   작은 삶의 행복을 항상 그렇듯이 몸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