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다 못해 쓰러지기 일보직전 미우니고우니 남편밖에 생각이 안난다 .
알랑드롱의 '태양은가득히'는 먼 옛날 스쳐지나가는 추억같은 파노라마이고
햇빛 때문에 살인을 하는 어느 문학 대부호가 쓰신 소설의 제목도 생각이 날듯말듯.
더위에 지쳐 이상한 생각만 자꾸드는데...
아는 지인 동생의 전화 한통이 문제였다 " 언냐, 잘 지내노 ? " 무척 반갑다 못해
이상한 예감까지 들었다 이 지인동생도 전화를 자주하거나 살갑지는 않지만 인정은 많다.
얘도 남편과의 갈등이 많아무척 힘들어 하던 지인동생이다.
남편의 부도로 자기가 벌어 이자내고 생활 꾸려가는 측은한 동생.
그런데 이동생 옆에 그림자 같이 따라 다니는 또 다른 동생이 있었으니 우울증삼총사.
원인은 모두 남편때문에....그 기막힌 사연은 다 풀어 놓을수가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언냐 , **이가 죽었다..."
난 멍하니 무슨 그런소리가 어딨어 ?
그녀의 얌전한 얼굴이 떠오르고
한번은 나에게 그랬다
" 언냐, 나도 옷이 많은 편 인데 어떻게 차려 입어야되고 정리정돈이 안되 ㅠ"그러고선 한참을 울어대던
**이는 그냥 하늘나라 갔단다.
허기에 지치고 더위에 지치고 삶에 지쳐서 그냥 간거지....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 아저씨, 나하고 삼계탕 한 그릇 먹읍시다 "
왠지 그래야 내가 살것 같았다
토요 미사드리고
우리동네 15분여 거리에 맛집 삼계탕집이 개업을 하여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한방삼계탕 집으로 달리자.
난 기운이 없고 여전히 어지럼증과 이상한 증세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
남편과 나는 참으로 오랫만에 창가옆에 앉아서 에어콘이 주는 시원함과
한방삼계탕을 먹는데 내가 농담을 걸었다. 받아주질 않는다.
너무 기가 없어 그렇게 좋아하던 삼계탕이 넘어가질 않는다.
고기는 남편에게 건네고 찹쌀죽만 호로록 겨우 목구멍으로 넘기고선 한술한술 조심스레 넘기고 있다.
또 버럭질이 시작된다. 고거 먹으려고 날 불렀냐 !! 지랄방구는 방구를 또 껴댄다.
남으면 포장해주니 걱정말고 먹을수 있을만큼만 먹읍시다. 제발
깍뚜기, 풋고추 떨어졌다고 알바학생에게 역정을 내며 리필을 원한다.
시간제 학생들이 서툴지... 창피해서 혼났다.
왜 이사람은 교양머리가 이렇게 없을까? 보고 자란게 없어서 일까 ㅠ
서빙학생에게 미안하다고 내가 사과하고 내아들이 생각나더라. 아들의 대학시절...
홈플러스에서 무슨 식당인지 거기서 바닥청소를 하며 땀을 삐질하게 흘리며 용돈을 벌었을
내아들 난 절대 후회 하지 않는다.아들 고생시켰다 생각 않는다.사람은 경험해 보아야 안다 .
불안불안하며 반쪽은 포장하고 반쪽은 천천히 잘 먹었다.
오늘 아침이 개운하다 힘이나네...이 무슨 일이래...삼계탕 반쪽먹고 링거 맞은거보다 기운나니
기분 산뜻하여 글까지 쓰게되네.
한여름 복더위에는 보양식 그러더니 보양식의 의미를 깨닫는 아침이다...
그동안 난 먹는 것 만큼은 부족함 없이 살았던 같다.
쓸데없는 식탐도 하지 않는다.
** 음식을 먹는 것은 정을 먹는것입니다. 추억을 쌓는 것입니다. 사랑을 주고 받는것입니다.
그 속에는 그 어느 것보다도 강력한 치유의 힘이 있습니다. **********한영실님의 '엄마의부억,나의부엌'에서 한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