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유류분 제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962

내마음의 풍경


BY 모란동백 2016-05-30

​오늘은 친정아버지의 기일입니다.

​제주여행에서 남편과 나는 차마 입에도 담지 못할

악한 말로 서로 상채기를 내고

​꽁꽁 앓고 있었는데...​언제나 처럼 아버지가 꿈속에 나타납니다.

 

술 한잔 받고 싶다며 아무것도 필요없다 소주 딱 한 잔만 다오.

그러시더라구요 "아부지, 하늘나라는 술이 없나 보네요. "

이번 아부지 제사에는 묘 에가서 소주 한 잔 따라드릴께요 .


너무나 생시같은 꿈 땜에 엄마가 하늘나라 가시기 전에 절 에다

아부지 어무이 제사를 맡겨 놓아서 참 편안하게 기일을 지키고 있었거든요.

남편에게 온갖 '예'를 다해서 부탁했어요 친정부모님 산소 에다 데려다 달라구요.


말없이 남편은 할 일을 마다하고 3시간 정도 미루어 놓고

밉다곱다 마눌의 소원을 들어줍니다.

꿈속에서 만난 아부지는 참으로 행복해 보였습니다.

엄마와 나란히 묻히고선 나의 꿈에도 나타나지 않으시길래 잘 지내시다보나 했는데

뜬금없는 소주한잔 드시고 싶다는 그마음을 나는 압니다. 속상했던거죠


큰딸 잘 지내길 나의 부모님이 몰라라 했을까요 그건 아니잖아요 .

남편에게 꿈타령해가며 이번에 꼭 한번만 데려다다오. 남편님아 !!

헛소리 한달까봐 생뚱맞은 꿈얘기.... 이래서 저를 보고 미쳤다 합니다. 

그런소리 듣기싫어 나도 모르게 남편앞에 말도 고웁게 조아리며 부탁을 하는

내자신을 돌아다 보게 되었어요.

 

"딸아, 세상이 뒤바껴도 지구가 폭발해도 남편은 남편이다. 순종하라는 말은 않겠다. 맹종하라는 말도 않겠다.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니 너역시 똑 부러지는 내딸이지만 그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사는게 더 좋으니라 "


어디서 번개 천둥치 듯 들리는 이소리는 분명 환청입니다.

그러나 그 말씀의 내용이 맞고 말씨는 믿음이 가는

좋은 톤 이며 말투 또한 다정다감하였습니다.

아부지 알겠습니다 제가 어리석고 교만스러워

 

그만 세월을 허송스럽게 보낸것 같지만 제 마음속에 풍경은 아버지가 제 옆에 늘 계시다는 생각에

제가 기르는 온갖 화초속에도 묻어 있답니다.

저녁에는 동생들이 저녁제사를 기리겠지만 오늘은 아부지,어무이,남편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으니

마음이 뿌듯합니다. 바리바리 음식은 못해갔지만 편의점도시락과 소주한병에

당신과 남편과의 도시락 점심식사는 행복했습니다.

 

내년에도 그려지는 내마음의 풍경입니다.

그때는 도시락 제 솜씨로 맛있게 싸갈께요

사랑합니다 아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