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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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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어땠나요?


BY 마가렛 2016-01-22

 

오늘 하루 어땠나요? 

 

 

 

며칠째 계속되는​ 한파로 모든게 꽁꽁 얼어붙었다.

내마음이 특히 더 얼어 붙었나보다.

계절에 이렇게 민감하게 몸이 말을한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구...ㅎ

생각만 많아지고 몸은 게으름의 종착역으로 자꾸 달려간다.​

베란다의 연산홍은 계절을 앞서가는지 저렇게 활짝 피어 웃으면서

나에게 속삭인다. 움직이라고 움직이면 기분이 달아진다고.

그래서 아무것도 안하고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무모한 짓이라는것을

알기에 움직여본다.

좋아하던 커피는 조금 뒤로 미루고 동생이 줬던 알이 큰 대추와

엄마가 주신 말린 생강을 넣어서 끓인 대추차를 재탕해서 끓이니

시간이 갈수록 대추의 구수함과 향긋함이 코를 찌른다.

대추차를 마시니 속이 따뜻해지면서 나를 부드럽게 해준다.

양쪽 화장실에 들어가 운동삼아 여기저기, 요기조기 청소를 했다.

내친김에 주방 커피장도 열어서 정리를 했다.

커피, 녹차, 보이차, 메밀차....커피종류도 많고 안먹었던 차도 많다.

지인이 선물한 중국차는 여전히 그자리에 그대로 있고...​

굴러다니는 소품과 작은 컵들 아까워서 그자리를 고수시켰지만

플라스틱 용기는 과감하게 재활용 박스에 집어넣고

유통기간 지난 코코아가루는 비우고 선반을 물티슈를 닦아내본다.

내마음의 먼지를 닦아내듯이 여러번 닦아본다.

모처럼 주방과 거실을 물걸레질도 해본다.어디서 먼지가 이렇게

많이도 날아와 붙어있을까?​

어깨와 손이 뻐근하다.

엄살도 심하지. 겨우 그거 했다고 뻐근하면 어쩌누?

엄살은 아닌데 근력이 부족해서 그렇다.

운동을 싫어하지만 운동을 꼭해야만 하는 나이니 싫어도 틈틈히

운동을 해야만 한다. have to 가 아닌 must?ㅎㅎ​

​내친김에 음악을 틀어놓고 묵직한 몸을 가볍게 풀어본다.

7080의 클럽춤을..

Working for the weekend 와 Sugar sugar​...

신나는 팝송에 두어곡에 맞춰 춤을 추니 몸이 한결 가뿐하고

생기가 돋아난다.

눈에 띄었던 보이차를 뜯어 뜨거운 물을 한 번 부어서 행구어내고

다시 뜨거운 물을 부어 보이차가 우려나기를 기다리며 책을 펼친다.

보이차를 마시니 수녀님과 이야기하는 기분이다.

우리성당을 떠날 때 보이차를 선물로 주시고 떠난 상큼 발랄하신 나와 코드가 

잘 맞은 수녀님이셨는데..

가끔 페이스북에서 뵙고 계절이 바뀔 때 몇 몇의 자매님들과 모임을 갖지만

늘 한결같은 우리 수녀님이시다.

카톡으로 인사를 전할 때면

꼭 우리아이들의 안부를 잊지않고 물어보시는 섬세한 분이신 수녀님

며칠전 춘천에 눈이 많이 왔다며 순백의 눈과 나무가 어우려진

여백의 사진을 흑백으로 보내주셨는데

어쩜 그리도 한폭의 그림인지.... 사진도 잘 찍으시는 수녀님이시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