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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처럼


BY 한이안 2015-12-20

2015년, 올해만  KT기사를 몇 번 부른 줄 모르겠다.

엊그제는 은근히 화까지 났다.

컴퓨터가 문제인 거 같다는 KT기사 말에 굳이 살 필요도 없는 노트북을 장만했다.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10년 가까이 쓴 노트북이 구식이긴 해도 인터넷만 된다면 쓰는데 불편은 없었기에 컴퓨터를 사고 싶다는 생각은 아예 없었다.

한데 컴퓨터가 문제라니 눈 한 번 찔끔 감고 사버렷다.

한데 그 컴퓨터가 다시 말썽이다. 인터넷이 됐다 안 됐다 한다.

네이버와 아컴에 작품 올리고 에세이방에 들어가는 게 순서다.

요상하게 작품 올리고 에세이방 들어가서 글 읽고 댓글 달려고 써놓은 글을 올리려면 먹통이 돼버려 빠져나와야 했다.

 

슬슬 화가 치밀었다.

 

엊그제는 KT 100으로 전화해서 상담원에게 화풀이를 하고야 말았다.

 

달달이 몇 만 원을 내면 문제가 없게 해주던가 아니면 돈을 받지 말던가,

왜 인터넷이 됐다 안 됐다 말썽이냐?

컴퓨터가 문제라서 컴퓨터까지 구입하게 했으면 문제가 없어야 정상 아니냐,~

이번엔 제대로 된 기사 보내서 문제를 깔끔하게 처리해달라.

하루 종일 걸려도 좋으니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달라.

상담원은 고분고분 그러겠다고 한다.

 한술 더 떠 불편하게 해서 죄송하다고 한다.

 

상담원이 잘못한 것도 없는데 고스란히 내 화풀이를 뒤집어 쓴다.

전화를 끊고 나서 쬐끔 미안하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회사 대표와 직접 통화를 할 수 없으니 그 순간 나한테 상담원은 회사 대표다.

언젠가(회사와 건은 기억이 없다.)도 서비스 문제로  전화해서 화풀이를 한 적이 있다.

그때 화풀이를 하면서도 상대가 받을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난 변명처럼 한마디 덧붙였었다.

내가 지금 하는 말은 회사 대표한테 하는 거니까 신경쑤지 말라고.

 

현대는 서비스 시대이다.

비슷한 업종끼리 서로 경쟁하며 한 발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발버둥쳐야 살아남는 시대다.

서비스는 그런 노력들 중 하나다.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고객이다.

그 대가를 치르고 있으니 불편함이 없게 해주는 게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인터넷에 오래 머무르는 성격이 아니기에 참아낼 수 있었다.

인터넷 선을 컴퓨터 있는 자리까지 늘여주고 무선공유기도 점검해준다.

한데 선이 잘못 꽂혀 있단다.

안 됐어야 정상이란다.

무선 공유기(라우터)가 문제인가 해서 직접 인터넷 선에 연결해 쓰려고 치워뒀다 매 번 선을 늘여 꽂았다 뺐다 하는 번거로움도, 그리고 의자 등받이가 없는 침대에 미니 탁자를 놓고 쓰는 불편함도 싫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시 무선공유기를 설치했다.

아마도 그 과정에서 선이 네트웤크 연결 부분이 아닌 공유기 연결 부분에 선을 꼽았던 모양이다.

한데 안 되는 게 정상이라면 아예 안 됐어야지,

그럼 아닌가 하고 제자리에 꽂았을 텐데.

 

어쨌거나 이번 기사 방문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 

더는 인터넷으로 말썽이 생기지 않았으면 좊겠다.

2015년 12월도 다 가는 시점에 마음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