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용돈이예요, 아버님 안경을 새로 해드릴까 했는데 언제 하셨는지도 모르겠고,
필요한거 사시라고 그냥 조금 넣었어요."
말도 예쁘게 하는 막내동서가 아버님께 용돈을 건넨다.
아버님은 괜찮다고 하시면서 쑥스럽게 봉투를 받으신다.
막내동서집에서 아버님과 동서의 대화내용이다.
아버님의 팔순을 어디서 할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막내서방님이 추천한 곳에서 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그곳에서 친척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우리집에서 점심장소까지는 승용차로 30분 거리인데,
오전에 우리집에 오신 큰어머님과 작은고모님은 내가 만든 생강꿀차를 내놓으니
맛이 좋다며 칭찬을 하신다. 특이 큰어머님은 찻잔도 참 예쁘다며 나를 사랑스런 눈으로
쳐다보셨다.
큰어머님은 마음도 몸도 넉넉하시고, 늘 덕담과 좋은말씀을 해주셔서 나도 우리 큰어머님처럼
곱고 품위있게 나이들었으면 하는 바램을 품에안고 있다.
가까이 사시는 작은고모님은 가끔씩 반찬을 갖다주셔서 감사하게 잘먹고 있다.
아버님의 입맛을 잘알고 계셔서 아버님도 고모님의 음식을 잘드신다.
거리는 온통 빨갛고, 노랗고, 갈색의 수늘 놓고 그위에 빗물이 그림물감이 되어 수채화로
그림을 그린다.
마냥 드라이브만 해도 좋은 거리의 배경이다.
어르신들은 비가와도 창밖으로 보이는 가을단풍에 작은탄성을 지르며 덕분에 단풍구경 잘한다고
좋아하신다.
점심장소에 도착하니 벌써 여러명의 친척들과 동서들가족이 와있었다.
깔끔한 룸이였는데 방음이 잘안되어 있었고, 동서 말대로 음식은 가지수는 많았지만,
평범한 맛이었고
점심시간이라 종업원들의 분주한 모습과 음식이 차례대로 잘 나오지않고 짜임새가 좀 엉성해보였다.
점심을 끝내고 막내서방님이 집이 가까우니 집에 잠깐 들렸다 가시라는 말에
바쁜사람들과는 인사를 하고,막내서방님집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집들이 후에 두 번째 방문이다.
방구조가 일반구조와는 달리 양쪽으로 방이 있고 가운데가 주방으로 되어있어
사생활이 보호되고 2세대가 살기에도 좋은 구조같아 보였다.
조카들과 함께 케잌을 준비하고 생일축하노래를 부르고 다과를 나누었다.
남편은 더치커피를 선물로 내놓았다.
우리집에서 세동서가 모일 때는 주로 제사 때나, 명절 때라서 주방일과 함께 해서
모두들 조금은 힘들어하는데,
오늘은 즐겁고 편하게 도란도란 수다를 떠니 특히 둘째동서가 좋아하는 모습이다.
이런 즐거운 날에 사진이 필요하다싶어서 아버님이 축하받는 모습, 케잌자르는 모습,
여러사진을 찍었다.
작은고모님은 사진찍는게 싫다며 손사래를 치신다.
"고모,님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래요. 내일이 되면 오늘보다 나이를 더 먹어서요..ㅎㅎ"
그제서야 고모님은 마지못해 사진을 찍으신다.
아들 삼형제에게 아버님과 함께 포즈를 취하라고했다.
언제 이렇게 찍어보겠는가?
우리세동서도 아버님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남편에게 부탁했다.
스마트폰을 즐겨보시는 아버님께도 사진을 전송하니 아버님이 보시고 또보신다.
사진이 잘나왔다고 내가 남편에게 보여주니 "그럼 모델들인데 당연히 사진이 잘나오지.." 하는 소리에
우린 또한번 크게 웃는다.
늘 이런 큰웃음이 우리집에 가득하길 바라면서
동서들과 또한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