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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마중 왔습니다"


BY 새우초밥 2015-10-05

 

 

 

     혼자라면 정말 외로웠는지 바람과 함께 하루종일 내리던 가을비가 잠시 휴식중일까.

     창문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적막한 시간의 연속이다.

     서러움에 눈물을 흘릴것 같은 여자의 얼굴에 손가락으로 한번 툭치면 금방이라고 

     대성통곡할것 같듯이 또 언제 세찬 비바람이 몰아칠지 모르지만 조카들 마중가는 마음은 

     항상 즐거운 기대감으로 충전중이였다.

     우산을 가지고 아파트 현관을 나오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누군가 강하게 불어주는지

     구름들이 빠른 속력으로 달리기하는것 같다.

 

     조카들을 태운 유치원 차량이 도착할려면 10분정도 남아있고  차량이 도착하는

     부동산 가게 앞까지 1분이면 도착하는 거리지만 오늘은 조카들 보면 어떤 말을 걸어볼까

     무한 상상 하는것만으로도 난 행복하다.

 

     비라도 내린다면 두명의 조카들을 업고 올라올 수 있을지 언제 한번 버스안에서 한 녀석은

     가슴에 또 한 녀석은 등에 업었던 한 아이의 아버지가 생각났다.

     하루종일 집안에서 육아전담하는 아내 생각에 남편이 그렇게 한것 같은데 얼마나 힘들지

     이 생각을 조금 했었다.

 

     제수씨가 친정 일 때문에 잠시 아이들을 맡아달라고 했기에 자주 조카들을 우리집에서

     식사도 놀이도 그리고 자주 재워주면서 아직 철없는 아이들이니까 자주 말도 듣지 않지만

     여전히 사랑스러운 조카들이다.

 

     왼쪽 골목에서 올라오는 노랑색 차량 한대가 보인다.

     문이 열리고 선생님으로 보이는 젊은 여인이 인사하면서 한명씩 아이들을 내려주고

     유치원 체육복장의 조카들이 내리기에 가방을 받아든다.

 

           "큰아버지 안녕하세요..."

 

     조카들 가방을 어깨에 들춰매고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 오늘은 뭘 했는지 질문하니까

     어떤 놀이를 했는지 신나게 말하고 그런데 조카들이 최근에는 우리집에서 낮잠자는것을

     최근에 못본것 같아서 지난주에는 유치원에서는 낮잠 않자는지 물어보니

     둘째 나원이가 낮잠은 어린이집에서만 잔다면서 이젠 자신들도 어느정도 성장했다는

     무언의 표시를 보여주고 있다.

 

     10대 후반시절,

     우리집에 외갓집 큰 외삼촌의 딸,나하고 외사촌의 관계의 여자 사촌이 시골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동안의 제수생활을 위하여 우리집에서 생활을 했었다.

     아침에 학원에 나가면 저녁 9시 넘어서 들어오는 시간이면 외사촌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버스 종점으로 마중을 나간 일이 있는데 하루종일 학원에서 공부하고 들어오기에

     얼마나 힘들까 싶은 마음에 가방이라도 내가 대신 들어주고 싶었다.

     버스에서 내리는 사촌 앞에서 내가 무거운 가방을 대신 들어주니까 말은 하지 않지만

     내심 고마워하는 눈치고 그때 부모님이 외사촌 공부하고 오는데 나가보라는 말은

     전혀하지 않았지만 마중나가고 싶은 내 마음이였다.

 

     아버지가 30년 넘게 동네 밑에 있는 철강회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비오는날 회사에서

     퇴근하는 시간이 다가오면 3교대를 마치고 퇴근하는 아버지 마중을 내가 항상 나간다.

     저녁 6시 회사 통근차가 회사에서 나오면 1분거리에 있는 군 부대 앞에 정차하면

     많은 사람들을 내리고 통근버스는 또 다시 다른 목적지를 향하여 바람처럼 가버리고

     퇴근시간에 마춰서 아들인 내가 우산을 가지고 갔을때,

     세차게 내리는 비는 아니지만 이슬비처럼 보이는 옷을 살짝 적시는 비라도

     비록 1분 늦게 나왔지만 아버지는 우산을 가지고 마중 나온 나를 보면 그때는 왜 그랬을까

     항상 무서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는 우산을 받아들고는 뒤한번 돌아보지 않고

     총총걸음으로 가버린다.

     그리고 내가 20대 초반에 한달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아버지하고 집에가는 길에도

     한달동안 병원에 입원했던 사람이 무슨 힘이 있을까 택시타고 가자는 아들의 권유도

     뿌리치고는 동네에 도착했는데 높이 올라가는 고지대를 올라가면서도

     아버지는 그때도 힘들어하는 아들이 올라오는지 기다려주지도 않고 그냥 올라가셨다.

     

     난 아버지와 반대로 요즘에도 어머니하고 어디로 갈때 비록 몇 걸음 앞서 가지만 어머니가

     잘 오시는지 연신 뒤를 돌아본다.

     자식은 부모를 닮은다고 하지만 난 아버지의 단점을 보면 왜 그럴까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아버지와는 반대되는 삶을 사는것이 너무 좋았다.

 

     우산을 들고 마중나오는 아들이 그렇게 소중하게 보이지 않았을지는 몰라도

     난 비록 이슬비를 맞았지만 내 아들이 우산을 들고 마중 나왔더라면

 

        "우리 아들 아버지 마중 나왔어? 그래 가자 비 맞겠다" 이 말했을것이다.

 

     비록 경상도 사람으로 이런 애교의 말은 하지 못하여도 아버지는 나에게 그래 수고했다

     이 말한번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 되돌아 생각해보면 나는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하여 항상 먼저 나가서 기다리지만

     내가 타지에 갔을때 그쪽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항상 나보다 늦게 나오는것을 보면서

     왜 그들은 미리 마중나오지 못할까라는 의문을 가진적이 많다.

     

           "고객님 마중 나왔습니다"

 

    그리고 내가 결혼했더라면 사랑하는 아내가 친구들 모임하거나 다른 일 때문에 멀리갔다가

    돌아오는 시간에 역이나 버스 터미날에 마중 나갈것이다.

    그날이 비오는날이거나 햇빛이 쨍쨍한 맑은날이라도 마중나가서 얼굴을 보면

    재미있는 말을 하면서 내가 당신을 위하여 마중 나왔다면서 집으로 가는길에

    뭐 먹고 싶은것은 없는지 물어보고 두 손잡고 가는 길을 생각하면 정말 행복하겠다.

    내가 당신하고의 사랑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 이제는 되었지만 마중이라는 두 글자를 생각하면

    나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느끼는 감정이란 멀리 떠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