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주방 한쪽에는 2004년 제가 모 생명회사에서 무료로 경품으로 받았던 김치 냉장고 한대가
11년이 넘어가는 지금까지 한번의 고장없이 김치 냉장고의 특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김장김치 담그는 겨울철에는 김치냉장고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봄이 지나면서는 김치 냉장고
한쪽에는 다른 야채들이 들어있는데 조카들이 2~3살 그 시절에 한참동안 김치 냉장고 앞에서
뭔가를 붙이고 제거하는 장난을 자주 했습니다.
그리고 김치 냉장고 바로 옆에는 김치 냉장고보다 조금 작은 테이블이 있는데 제일 윗 상단에는
이제 7년 넘어가는 우리집 황금동 쿠쿠녀가 있습니다.
이 또한 인터넷에서 경품으로 받았는데 그동안 잘 간직하고 있다가 그전 밥솥이
고장나는 바람에 새롭게 우리집 쿠쿠녀로 등극을 했던것입니다.
우리집에서는 어머니하고 제가 주로 밥을 하는데 쌀을 올리고 취사버턴을 눌리면
"취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말이 나오고 밥하는 순서가
시작되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가면 김을 빼줘야하는데도 어느 순간부터
어느날은 김빼주는 순서가 보이고 또 어떤날에는 김빼주는 순서를 잊어버리고는
다른 행동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가끔 엄마는 저에게 혹시 김빠지냐고라고 물어보는데 저도 어떤날은 듣게 되는날 있는가하면
어떤날은 김빠지는 소리를 들었는지 긴가민가할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밥이 되는것이 보면 신기한데 문제는 예전처럼 밥솥에 같은 물조절을 하여도
어떤날은 죽처럼 보이고 어떤날은 누룽지처럼 밥이 보인다는것,
황금동 밥솥이라고 처음 몇년동안은 이 쿠쿠녀가 자신의 순서를 잘 수행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는 반란을 시작했는지 영 미덥찮게 보이기 시작하는것입니다.
그렇다고 왜 밥을 그런식으로 하는지 때리지도 않았고 나쁜 말도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뚜껑 여닫게하는 고리하고 마주치는것이 싫은지 문을 닫을때는
잘 닫히지 않는데 뚜껑을 보면 안으로 들어가게하는 고리를 조금 움직이면 제대로 닫혀져요
그런데 하나 재미있는것이 있다면 우리집 이 쿠쿠녀하고 친한 사람은 우리 엄마하고 나,
그러나 여동생은 이 쿠쿠녀하고 친하지 않는지 5년동안 닥 3번 밥했다는 사실,
밥 먹을때 열고 닫았지만.
사실 밥하는 방법을 요리책도 아닌 밥솥 구입하면 들어있는 설명서를 보면서 알았던것이
아닌 예전에 밥할때 물을 손등에 마춰서 밥하다보니 잘되었기에
이제는 눈대중으로 하게 되는데 이 쿠쿠녀가 이제는 눈치를 챘을까요.
눈대중으로 밥물을 마춰주니까 정성이 부족하다는 표현인지 몰라도 밥을 좀 질게합니다.
도도한 여자처럼 행동하는 이 쿠쿠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