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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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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두 시(구름)


BY 편지 2015-05-20


나는 보헤미안 기질이 다분히 있었다.

서양에 있다는 집시처럼 정처 없이 떠돌아 발길 가는 대로 살고 싶어했다.

낡은 유모차나 큰 쇼핑커트에 최소한의 옷가지와 생필품을 싣고,

혼자는 쓸쓸하고 무서워 한 사람을 만나 같이 떠나자고 약속을 했지만

세상 것 훌훌 벗을 용기가 없다며 잡은 손을 놓아 버렸다.

나는 홀로 아름다운 마을을 따라, 꽃피는 순서를 따라, 따듯한 계절 따라,

나부끼는 바람이었고, 산을 넘는 구름이었다.

 

오후 두 시, 비 온 뒤 하늘엔 구름이 널려 있었다.

이젠, 구름 따라 흘러가는 삶을 꿈꾸지 않는다.

이젠...... 한곳에 정착해 조용히 편하게 살고 싶다.

편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