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헤미안 기질이 다분히 있었다.
서양에 있다는 집시처럼 정처 없이 떠돌아 발길 가는 대로 살고 싶어했다.
낡은 유모차나 큰 쇼핑커트에 최소한의 옷가지와 생필품을 싣고,
혼자는 쓸쓸하고 무서워 한 사람을 만나 같이 떠나자고 약속을 했지만
세상 것 훌훌 벗을 용기가 없다며 잡은 손을 놓아 버렸다.
나는 홀로 아름다운 마을을 따라, 꽃피는 순서를 따라, 따듯한 계절 따라,
나부끼는 바람이었고, 산을 넘는 구름이었다.
오후 두 시, 비 온 뒤 하늘엔 구름이 널려 있었다.
이젠, 구름 따라 흘러가는 삶을 꿈꾸지 않는다.
이젠...... 한곳에 정착해 조용히 편하게 살고 싶다.
편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