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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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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끝인가?


BY 시냇물 2015-03-21

 

올해 이순에 들어섰다

그래서인지 참으로 혹독하게(?) 몸으로 말을 한다

 

설전날부터 시작된 감기와 몸살이 아직껏 시원하게 딱 떨어지지가 않고

여지껏 시름시름이다

사실 그동안 너무 부려 먹기만 했지 언제 한 번 제대로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을였던가 싶다

당최 기운을 차릴 수가 없고, 내 몸이 내 말을 안 듣는다

이런 게 반란인건가?

 

설전날 차례 준비 재료를 잔뜩 사서 다음 날 며늘들 오기 전에 이것저것 장만하느라

저녁이 되버렸는데 왠지 목도 아프고, 열도 나는 것 같고 어째 몸살이 날 것만 같았다

그래도 설은 지내야 하니 어찌어찌 넘어갔는데

그만 유치원과 어린이집 봄방학을 맞은 외손녀가 둘이 들이 닥쳐 쉴 겨를이 없었다

하루종일 지치지도 않고 에너지가 넘치는 5,6살배기 두 손녀를 치닥거리 하는 게

정말 보통 일은 아니다

근 열흘 동안 손녀들과 씨름을 하고 나니 입술이 다 부르트고, 그야말로 넉다운이 되어

온몸에 기운이 다 빠진 듯 낮엔 괜찮다가도 저녁만 되면 몸이 으실으실 한기가 들면서

열도 오르락내리락 한다

 

그 와중에 내 생일까지 들어 있었는데 두 딸램은 손녀들 맡겨 놓은 것도 미안한데

내가 몸이 이리 아프고 보니 더더군다나 생일을 챙기려 한다

다들 직장 일에 바쁜 거 뻔히 아는데 생일이 이번만 있는 것도 아니니

그냥 지내자 해도 부득이 그럴 수가 없다 하였다

남편이 저녁을 사기로 하고, 밖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황소도 벌떡 일으킨다는 낙지를 먹으면 좀 기운이 날라나 싶어

낙지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자 서운하긴 하지만 쉬고 싶으니 각자 집으로 들 가라고 하고서는

남편과 집으로 돌아와 또 다시 뻗어 버렸다

에고 에고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딱 맞는다

 

겉으로만 봐서는 절대 60이라고 믿질 않지만 그 나이가 어디 가랴!

이렇게 몸이 정직하게 말을 하는 것을....

 

그렇게 설전날부터 시작된 감기와 몸살은 나와 동거하는 게 그리 좋은지

영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여자들은 내 몸이 아파도 식사를 챙겨야 하니, 또 나도 먹어야 기운을 차리겠으니

끼니 때만 되면 자동적으로 일어나 겨우겨우 식사 준비를 하려니

평소엔 아무렇지도 않던 일도 진땀이 삐질삐질 나며 당최 힘이 들어 신음소리가

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할 수 없이 내과에 가서 진찰을 받으니 몸살이라며 약을 3일치 지어 주어

먹었는데도 나아지는 기미가 없다

약 기운에 빤짝했다가는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기운을 영 추스릴 수가 없고....

 



다시 병원을 바꿔 진찰을 받아보니 이번엔 비염이 심한 탓이라며 집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한단다 비염 때문에 나아가던 몸살이 다시 시작된 거라며...

그날은 영 기운이 없길래 영양제까지 맞았다 그랬더니 약발인지 한결 몸이 개운해진 듯

하였다 약을 2일치 받아 와 월요일까지 먹었는데도 몸은 썩 나아진 것 같질 않았다

집에서 꼼짝 안하고 거의 누워 지내다 시피하며 이 눈부신 계절 봄을 보내고 있으려니

'늙기도 설워라커든 몸까지 아플소냐!'라는 옛말이 다 생각이 난다

이렇듯 호되게 신고식을 하며 60대를 맞이하니 잊혀지지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오늘부터 조금씩 나아지는 듯하니 이제 끝이 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