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부모님께서 부치시던 땅이 조금 있어서 몇년 동안 소위 주말 농부 노릇을 하였다
그것도 맞벌이 가정에서 주말 농장을 한다는 것은 상당한 각오와 노력을 해야 가능 한 일이다
처음에는 시모의 걱정(땅을 놀린다는게 시모의 근심거리)을 덜어 드리기 위해서 시작한
농사였는데 생활의 패턴이 확 바뀌는 것이었다
1주일내에 밀린 일과 겹친 피로를 주말에 풀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주말에 피로가 더쌓이고 더 바쁜
결과를 초래 하고 말았다
씨앗을 제 때 뿌려아 함은 물론이려니와 잡초도 뽑아 주고 제때에 수확 하고 수확물을
잘 건사해야 함은 또하나의 과제였다
날씨에도 민감 하여서 제 때에 비가 와 야 하고
일조량도 적당해야 하고 여러 가지 조건 맞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제일 힌든거는 풀과의 전쟁이다
나는 풀과 끝나지 않는 싸움에 말려 들었다
농사라는게 일단 수확하고 나면 제초제를 뿌리는게 아닌가 그리고 풀이 싫으니 또 비닐로 덮고
종자소독약하고 또 농약하고 ...
우리는 그야말로 매손으로 바위치는 격이었다
제초제도 안하고 종자소독도 안 하고 비닐도 안치고 농약도 안치고
내가 제초제안뿌리는 건 괜찮은데 그풀들이 옆땅으로 간다고 핀잔을 듣기가
일쑤였다
지나다니신 분들은 코치도 한마디씩 하셨다
에고 제초제를써야지 요즘은 안된다고 하며 손사래를 쳤다
우리 부부는 그이들에게 고집불통이요 답답한 사람들로 생각 되어졌다
농약과 비료로인한 토양의 오염 비닐로 인한 토양속의 무기물부족으로 인한 황폐화가 문제라는 말을
들어 온터라 그들의 말을 뒷전으로 하고 우직하게 밀고 나갔다
우리가 기른 깻잎을 남편은 박하라 칭한다 향기가 좋기 때문이다
고구마도 맛있었다
노력에 비하여 얻는 것은 적은 자연주의 농법은 우리 가족의 건강 하게 하였다
호박도 잘 열린다 농약을 안하니 벌과 나비가 많아서 그런가 보다
자연의 보답이다
동네분들도 우리 이젠 우리 부부의 자연주의 농법을 이해 하고 호박도 가져 가시고
깻잎도 따 가지고 가신다
이제는 우리의 행보에 왈가 왈부 하지도 않으시고 인정도 해 주시게 되었다
풀과의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나는 그전리품을 소중히 매우 소중히 다룬다
조금 지나면 봄이 살며시 다가 올 것이다
그러면 또다시 나는 전열을 가다듬고 풀과의 싸움에 기꺼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