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일이다
점심 시간이 지나서 나는 무작정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딱히 혼자서 뭘 먹기도 마뜩치 않아서 마트로 갔다
거기서 순 우리밀 빵을 하나 샀다
그 빵은 소금만 조금 첨가 한 빵인 것 같았다
차에 앉아서 그 빵을 뜯어 먹었다
그러다가 나는 한 생각에 머무르는 자신을 발견했다
돌아 가신 아버지의 말씀이 생각 났다
그 당시 나의 아버지는 이른바 정확한 직장이 없었다
농삿일이든 공사판이든 산일이든 저수지 공사 현장이나
어디든지 써주기만 한 곳이 있다면 적성 같은 것은
생각 하지 않으시고 일을 하곤 하셨다
그런데 그 일이란게 잘 연결이 안 될 때도 있어서
여기저기에 일이 있을 만한 곳을 전전 하기도
하셨던가 보다
어렴풋이 내 귀에 들려 오는 말
건빵 한봉지를 가지고 삼일을 버텼다
나는 지금 내차 안에서 빵을 뜯고 있고 할 일이
있고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내일이 스트레스가 많고 어떻고 하는것은
호사한 사치가 아닌가
거기에 생각이 이르자 동생에게전화를 했다
나 지금 뭐 하게
언니 뭐하는데
나 지금 차에서 빵먹어
언니 밥 못먹어서 그러는 구나
체하면 안되니 음료수라도 사 먹어
아니야 난 지금 너무 행복 하단다
그 옛날 울 아 버지가 건빵 사서 드시면서 일 찾아 삼만리
다니시고 우리들을 길러서 여기에 이르렀으니
얼마나 감사 하고 기쁜 일이냐
동생왈 역시 언니는 다르구나
난 괜스레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언머닌들 편할 수 있었으랴
어머니는 나를 고등학교에 보내고 싶어서 드디어 상경 하셨다
나는 소녀 가장처럼 되어서 아침에 읍내로 한번만 가는 버스를 타고
3년을 통학 하였다
어머니는 장사를 하셨는데 장사가 잘 되면 좋아서 굶고
안 되면 맘이 상해서 굶고 하시다가
나의 직장 초년에는 치료도 잘안되고 병명도 알기 어려운 증세가
오고 말았다
어머니는 생존해 계시지만 아버지는 돌아가셔서
아버지 좋아 하시는 돼지 고기도 사 드릴 수 없게 되었다
결혼 후 잠시 아버지와 같이 산 적이 있는데
하루는 아버지께 돼지 갈비를 해도 드실 수 있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아무리 이가 없어도 그거 못 먹 겠냐며 없어서 못 드신다 하셨다
세월이 흐르고 야 알았다
아버지는 드시고 싶으신 게 있어도 말하지 못했다는 것을
난 왜 그렇게 둔하고 바보스러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