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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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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의 텐트


BY 모란동백 2014-11-21

날씨가 쌀쌀해지고 초겨울의 한기가

새벽녘에는 온몸을 바늘로 찌르는것 같았어요.

 

보일러 콕크 세개중에 두개는 무조건 잠그고  

한방씩 점검 들어 갔어요. 이거이 무슨일인지

여전히 온 방안에 보일러가 가동되더라구여~

뭔가 고장이 난게죠

알뜰하게 가스요금 줄어보려 했지만.

주택이라 그런지 뭐가 손 볼곳이 많더라구요.

그렇다고 주인아저씨께 이런저런 얘기하고 싫구요

 

이 일을 어떻게 하나 ? 난방비 줄이는 연구중에

옷을 두껍게 입고 자다가 화답증나서

겨울이불 차내버리고 자다가

감기가 와서 힘들어 아무것도 먹기싫어.. 이것도 아니네.

수면양발 신고자니까 요건 괜찮습디다. 두한족열 계속 외우면서요..

 

아~~~ 속터져 !!

이렇게 겨울을 날려면 난방비 최소 2십만원 족히 나오겠네.

그건 아니올씨다.

인넷 검색해서 뭐 겨울을 나는 좋은 상품없을까 ?

 

아 ~~ 있었어요.

댓글이 상품최고라고 주루룩

달려있는 그 상품 !! 방한 텐트였어요.

인증샷 올린 새댁들, 자취생들, 옆구리시린 싱글족, 등등,

아기를 재워도 포근히 잘잔데요 (관심집중)

방에다 텐트를 친다는겁니다. 가격도 착했어요.

그까이거 뭐, 만몇천원...

볼상 사납겠지만 그게 문젠가요 ? 추위를 어떻게 견디나 그게 관건이었어요.

 

도시가스로 온 집을 데우는것보다야 낳겠지.. 질렀어요.

만몇천원 버린다 셈 치고구여~

 

젤 뵈기 싫은 꼬라지는

한겨울에 반소매 입고 있는 요자 !!

난 한겨울엔 집에서도 유행지난 점퍼로 지내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어젯밤 안방에다 색깔도 예쁜 방한 텐트치고 (1인용)

아늑한 잠자리에 들었어요.

 

한때 청춘이었던 20대때부터

나의 꿈은 텐트에서 사랑하는 자기와 그냥 뒹굴며

아롱다롱 얘기하며 희희덕 해보며...........

그게 희망사항 이었거든요.

근데 한번도 못해보고 걍 시집 갔었어요.

 

애들 커가며 캠핑 다니면서 네식구가 텐트안에서 자는것도 행복이지만

사실 지금도 꿈을 꾼답니다.

사랑하는 자기와 텐트속에서 아기자기 살아온 옛얘기 담소하며

두손 꼭 잡고 잠드는것이 소원입니다.

이 소박한 나의 꿈을 깨버리고 바깥으로 나가도는 남편 원망하면 뭐하겠어요.

 

근데여~ 이 텐트가 나의 꿈을 다 이루어 주었어요.

아늑하고 포근한 잠자리 한기를 전혀 못 느끼겠구여~

아침에 눈을 떴더니요 햇살에 비치는

예쁜 텐트색깔이 단풍든것 처럼 너무나 이뻤어요.

눈을 뜨고도 한참을 생각했네요.

 

여기에 비만 내리면 딱 이겠다구요.

낭만의 밤을  방한 텐트속에서 포근히 잘 잤다는 얘기 올리면서

한 겨울 우풍에 시달리시는 독거 어르신들 생각이 나더이다.

난방빈곤층 이라고 하데요. 이 텐트 하나면 딱이겠더라구여 ~

살다가 별 경험 다해봅니다.

 

전기장판 하나에 매달리시는 어르신들....얼마나 몸이 욱신거리실까요 ?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