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걸어서 5분정도 내려가면 어느 빌라 앞에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마을을 지키는 천하대장군처럼 온갖 야채와 과일등을 트럭 앞에 놓아두고 팔고있는
인정많은 트럭 행상 장수가 계십니다.
시장까지 내려갈려면 한참 걸어가야 하는데 마침 그 인근 주민들의 사장이라고 할까요.
물건 주문하면 저녁 7시경에 트럭 몰고 올라오면서 물건을 올려주는 친절한 사람입니다.
가끔 그쪽에 내려가서 버섯이나 채소등을 구입하는데 몇일전에는 가지 2개를 구입했고
집에서 볶아서 먹을려고 요리할려고 하지만 역시 요리솜씨는 여자가 좋은데 남자다보니
예전부터 조금 엉성하지만 일자모양으로 짜르고는 후라이팬에 볶아서 야들야들하게 만든후
아무 양념도 하지 않고 저녁반찬으로 올리고는 식사하는데 가지는 후라이팬에
기름을 많이 필요하게하는 흡사 스폰지처럼 비슷한 채소입니다.
그러나 여자였다면 탁월한 솜씨를 발휘한다고 보았을때 가지를 적당하게 짜른후
깨소금과 파 마늘 간장을 넣고는 손으로 오물조물 무치고 나온것을 먹으면
역시 남자보다는 요리고 예술적으로 만들 수 있는 여자가 만든 요리가 맛이 달라도
전혀 다르다는점,
그런데 이 가지도 알고보면 어떤식으로 요리하는가에 따라서 맛도 달라진다는점입니다.
어떤날 병원에서 식사할때 나오는 가지요리를 보면 타원형으로 얇게 짜른후
파간장을 올리고 계란후라이에 간장을 조금 올리면 부드럽게 되듯이 그렇게
숨이죽어버리는 파간장 가지볶음을 먹을때는 맛이 있지만 또 하루는 요리하는 아주머니
솜씨가 엉망인지 어떤날은 마치 몽땅연필처럼 만들어서 내여놓은것을 보니까
통나무 씹는 것처럼 맛이 없기에 뭘 하나를 만들어도 눈으로 보아도 재미있게 만들었다는
정성이 들어가면 좋을것입니다.
아마도 10년이 넘었는것으로 기억되는데 방송통신대학교 시절 시험치고 나올때
아는 사람들이 시외로 잠깐 나갔다 온다면서 차 3대로 간다는 말에 저도 동승
인근 시외로 나가서는 한적한 카페에 들어가보니 주방장이 만들었다는 가지요리를
처음 맛보게 되었는데 가지볶음에서 윤기가 흘러내리고 한입 먹고 느끼는 그 맛은
이런 맛도 있구나 남자 주방장님이 어떤식으로 요리했기에 이런 맛이 날지
같이 동승했던 젊은 주부가 여쭤보니 어떤 기름을 넣었다는데 평소에는 주부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했다는 말에 여자분들이 요리법을 가르쳐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영업비밀이라는 농담으로 입을 닫아버리고는 주방으로 들어가셨던 주방장님의 가지볶음
맛은 설탕녹듯이 사르르 녹았으니까요.
이틀전에도 마트 식품부 올라가면서 제일 먼저 찾는것이 가지인데 인기품목인지
가지가 들어있어야 하는 칸은 비여있고 오이와 호박등이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가지가 좋아서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것을 보면 아직까지는 가지볶음이
싫지 않는가 봅니다.
비록 기름만 두르고 무쳐먹는 가지요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