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마지막 월요일 가을비가 내립니다.
할아버지 구렛나루 밑에서도 피할 수 있는 가을비라지만
가을비 한번에 내복이 한벌이라고 이 비 그치면 서늘한 가을을 느끼겠지요
추석 지나고 참 바쁘게 지냈습니다.
건강때문에 방사선을 넣고 펫시티를 하고
검은 점이 보인다 하여 잔뜩 긴장을 하고 마취를 하고
다시 조직 검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 건강을 염려한 새도 없이
월화수금 4일을 미디어센터에서 저녁 두시간씩
미디어강사들을 상대로 라디오방송에 대한 강의를 했고
매주 일요일 시민대학 강의에
지난 금요일 창사50주년 특집방송까지 해냈습니다.
정말 휘몰아치는 일속에 파묻혀 아무런 것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었습니다.
창사50주년 창사특집으로 생방송 인터뷰도 하고(오래된 작가라는)
애청자들을 초대해 특집방송을 하는 일
정말 많은 신경이 쓰이는 일이었습니다.
방송사의 50년
한획을 긋는 성대한 프로그램을 잘 마치고
막상 나는 피로감에 지쳤습니다.
다행이 간호사 아들을 둔 덕으로 링거를 맞아 회복은 잘 되었습니다.
이렇게 가을이 깊어갑니다.
출근길 비에젖은 도로에 낙엽이 젖고 있었습니다.
아..어느새 이렇게 가을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또 금방 한해가 가겠지요.
그러면 또 하나의 나이테가 그려지겠지요.
이렇게 바쁘게 지내다보니 건강염려증도 잊게 되더군요
.오늘 아침 병원에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조직검사 결과....그냥 지난번 수술로 흉터가 뭉친거라고 합니다.
아..나 참 조직검사했지?
그 전화로 조직검사한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구월을 보냅니다.
추석지내고 바로 옆에 계시는 아버님도 어제야 찾아뵈었습니다.
이젠 굽고 거친 등걸만 남은 삭은 나무 한그루였습니다.
건강이 괜찮다는 소식에 9월 마무리를 잘 하려고 힘을 냅니다.
오늘 생방송 오프닝은 가을이 잔뜩 들어있겠네요.
가을비 내리는 날 시 한 편 놓아드립니다.
마음 치유하셔요.
가을비
도종환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 하다
내일 이자리를 뜨고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